[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자동차에서 눈이 되는 헤드라이트는 자동차의 얼굴이자 디자인 정체성을 상징하는 역할을 한다. 자동차 헤드라이트는 가스등에서 시작해 현재는 LED로 진화했으며 차종별로 다양한 디자인의 헤드라이트가 장착되며 시선을 끌고 있다.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자동차 헤드라이트는 사용되는 전구의 광원 종류에 따라 할로겐, HID(고압방전등), LED로 구분된다. 최초의 차량 헤드라이트는 1885년 석유 연료를 태워 빛을 밝히는 가스등이었다. 이후 1901년 차량에 내재한 배터리의 전기만을 사용하는 백열등이 탄생했다. 1960년대에는 유리구 안에 텅스텐 필라멘트를 고정하고 할로겐 가스를 넣는 할로겐등이 등장했다. 할로겐등은 일반 백열등과 원리는 비슷하지만 화합물을 넣고 봉해 전구의 수명을 두 배 이상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1990년대에는 이보다 진일보한 기술인 HID가 개발됐다. HID는 필라멘트 없이 전자가 형광물질과 부딪히면서 빛을 내는 방식이다. 기존 헤드라이트보다 밝고 선명해 운전자의 시야가 넓어지며 전력 소모율이 낮아 고열로 생길 수 있는 헤드라이트의 변형도 적게 나타나는 장점을 지녔다. 빛을 집중해 운전 시 시야에 잡히는 물체의 명암을 뚜렷하게 구분할 수 있도록 해주기도 한다. 전기와 화학 그리고 전자기술이 접목된 HID에서 최근에는 전자 광원의 완성체인 LED로 발전했다.
헤드라이트는 반대편 운송수단에 대한 경고 목적으로 사용됐다. 이후 눈부심을 감소하고 운전자의 안전도 책임지는 역할로 진화했다. 현대모비스에서 국내 최초로 개발 완료한 AILS(Active Intelligent Lighting System)는 내비게이션에서 도로 정보를 받아 주행 경로를 예측하고 교차로와 곡선로 등에서 운전자가 방향을 틀기 전 전조등의 조명 방향을 스스로 조절하는 차세대 지능형 헤드라이트 시스템이다.
또한 지능형 전조등 시스템인 AFLS(Adaptive Front Lighting System)는 주행 조건, 날씨 등 다양한 상황 정보를 자동차 중앙제어장치(ECU)가 수집해 각종 신호로 처리한다. 예를 들어, 정보를 받은 전조등은 좌우 구동기(Actuator)를 통해 상하 및 좌우 회전 각도와 기울기를 자동으로 조절하고 빛 차단장치(Shield) 구동기는 도로 조건에 따른 빛의 형태를 최적으로 변화시킨다. 이 덕분에 자동차는 깎아지른 듯한 절벽 위를 유유히 달리고 구불구불 휘어지는 해안도로를 일정 속도로 주행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광량이 낮아 브레이크 등과 실내조명등에 주로 적용됐던 LED 램프는 최근 비약적인 발전을 보이고 있다. 기아차 K9에 장착된‘어댑티브 폴 LED'는 주행시 핸들의 움직임, 차량 속도, 차량 기울기에 따라 헤드라이트의 조작 각도와 빔패턴 자동 구현 기능으로 운전자의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이 내재됐다. 어댑티드 폴 LED는 국산차는 물론 해외 유명 자동차에까지 공급되고 있다.
사람의 눈매에 따라 인상이 달라지듯 헤드라이트는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고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는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물이 흐르듯 유연하면서도 역동적인 모습을 표현한 '플루이딕 스컬프처(Fluidic Sculpture)' 디자인 철학을 헤드라이트에도 반영했다. 역동성, 젊은 느낌을 강조하는 기아차는 더욱 날렵하고 강렬한 눈매를 가졌다. 그릴에서부터 이어지는 눈매는 야생동물의 날렵한 눈과 닮았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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