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초 부동산 거품 붕괴후 세번째 상승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지난해 일본 땅값이 금융위기 후 처음으로 상승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2일 보도했다.
일본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올해 1월1일 기준으로 전국 토지 평균 가격은 전년대비 0.1% 올랐다. 일본의 전국 평균 땅값이 상승한 것은 2008년 이후 처음이다. 부동산 거품이 붕괴된 1990년대 초 이후로 따지면 세 번째다. 저널은 일본은행(BOJ·일본 중앙은행) 경기부양책이 긍정적 효과를 낸 것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도쿄 등 대도시의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수요가 땅값을 끌어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용도별로 주거용 토지 가격은 0.2% 떨어졌으나 상업용 토지 가격은 0.9% 올랐다.
도쿄의 상업용 토지 가격은 평균 2.7% 올랐다. 오사카와 나고야의 상업용 토지 가격도 비슷한 수준의 상승을 나타냈다. 주거용 토지 가격의 경우에도 전국적으로는 하락했지만 도쿄에서는 오른 것을 나타났다.
대도시와 달리 인구 감소가 가속화되고 있는 농촌 지역 땅값은 대부분 하락했다.
미쓰비시 부동산의 스기야마 히로타카 사장은 "땅값이 회복되고 있다는 분명한 징후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기야마 사장은 미쓰비시 부동산이 이번달에 오픈한 나고야역 옆의 오피스 빌딩과 내달 오픈할 도쿄 금융중심가의 또 다른 오피스 빌딩도 거의 다 분양이 끝났다고 설명했다.
일본 주요 은행들이 현재 제공하는 주택 대출 금리는 0.5%가 채 되지 않는다. BOJ의 마이너스 기준금리와 양적완화 정책 덕분이다. 뉴욕이나 런던에 비해 도쿄 지역이 상대적으로 싸다고 판단한 중국인들의 투자 수요도 일본 땅값 상승의 원인이 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국 경기 둔화, 최근 엔의 강세 흐름,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때문에 올해 일본 부동산 시장 여건은 지난해보다 좋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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