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규제 등 시장 찬바람 거센데
재건축 기대감에 올 140여건 계약
일반보다 싼값에 로얄층 선점 기회
취등록세 쌀때 수요자들 미리 사둬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지난달 수도권부터 시작된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와 미국의 금리인상 등 각종 악재에 아파트 매매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지만 서울 강동구의 고덕주공3단지는 예외다. 재건축 기대감에 올 들어서만 140여건이 사고 팔렸다. 서울 최다 거래량이다.
리얼투데이가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7일까지 서울서 가장 많은 매매 계약이 체결된 아파트 단지는 143건이 거래된 고덕주공3이었다.
1983년에 총 2580가구 규모로 지어진 고덕주공3단지는 지상 5층 68개동 2580가구로 구성돼 있다. 재건축을 통해 지상 최고 34층, 4066가구의 초고층 대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시공은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이 맡았다.
지난해 11월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았고, 현재 이주가 진행 중이다. 이주 기한인 오는 5월15일 전에 매매 계약을 하기 위한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이주가 완료되는 대로 철거와 착공, 일반분양이 진행될 예정이다.
고덕주공3단지 인근의 B 공인중개사는 "하루에도 수십 통의 매매 문의가 오는 등 고덕주공3단지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상황"이라며 "이주 기한이 지나도 매매는 가능하지만 취ㆍ등록세가 1.1%인데 이후에는 4.6%로 오르기 때문에 수요자들이 미리 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가령 5억원에 고덕주공3단지를 매수하는 경우 이주 기한이 끝나면 취ㆍ등록세를 약 1800만원 더 내야 하기 때문이다.
B 공인중개사는 "매매를 서두르는 또 하나의 이유는 일반분양보다 싼 가격에 좋은 층을 선점하기 위한 것"이라며 "선호도가 높은 59㎡의 경우 일반물량이 100가구 정도로 적고, 가격도 조합 물량이 일반분양 받는 것보다 10%가량 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34평(전용면적 84㎡)형을 신청한 물건은 여럿 있지만 25평(59㎡)형은 매물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매매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용면적 32.98㎡의 경우 지난 1월 최고 3억8400만원에 거래됐는데 2월엔 1100만원 더 오른 3억95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전용면적 48.85㎡는 최고 거래 가격이 1월 4억6000만원에서 3월 4억7500만원으로 1500만원이 뛰었다.
일반 분양가는 아직 책정되지 않았지만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3.3㎡당 1900만원대를 예상하고 있다. D공인중개 대표는 "고덕주공3단지는 지하철 5호선 상일동역 초역세권이고 인근에 서울~세종 고속도로가 지나게 돼 가격 상승여력이 크다"며 "일반 분양가가 3.3㎡당 1900만원 수준에 책정될 경우 조합원 분양가가 3.3㎡당 평균 약 1700만원이기 때문에 적어도 조합원 물량을 사는 경우 수천만 원의 투자이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고덕주공3단지에 이어 올 들어 서울서 매매 거래량이 많은 단지는 도봉구 도봉동의 서원(32가구)과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30가구), 노원구 중계동 중계무지개(30가구), 공릉동 태강(29가구), 강남구 개포동 주공4(29가구), 서대문구 북가좌동 래미안e편한세상(29가구),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28가구), 노원구 월계동 한진한화그랑빌(27가구), 중계동 중계그린1단지(26가구)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재건축을 앞둔 고덕주공3단지와 개포주공4단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2000가구 이상의 대단지에서 매매 거래량이 많았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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