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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로로' 밀어낸 '캐리누나' 아세요?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8초

[The Trend] 유튜브 채널 女 진행자 국내순위 4위
신상 장남감 갖고 놀며 소개…어른 흉내내는 유아심리 적중
하하아빠·라임튜브 등 1인미디어 인기…기업 투자도 잇따라


'뽀로로' 밀어낸 '캐리누나' 아세요? 유튜브 채널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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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금보령 수습기자] "안~녕~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의 캐리에요. 오늘은 짜잔~ 그리핑크스를 가지고 놀아볼 거에요."


연예인처럼 예쁘게 생긴 누나가 새로 나온 따끈한 '신상' 장난감을 들고 나와 펼쳐 보인다. 천천히 포장상자를 뜯고 설명서를 하나하나 짚어가며 조립을 완성하더니, 이렇게 저렇게 작동시키며 '혼자놀기'의 진수를 보여준다. 유치원 선생님처럼 낭랑한 목소리는 이내 장난감에 빙의된 양 혼자서 일인다역을 소화해 낸다. 어른들은 그녀의 '손발이 오그라드는 말투'가 거북하지만 이제 겨우 유치원에나 다닐 법한 어린아이들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다른 어떤 만화영화 캐릭터보다 '캐리누나'에 몰두한다.

온라인에서 유아들을 타겟으로 한 1인 미디어 채널이 급성장하고 있다. 주로 유튜브에 올라오는 이 무료 영상들은 태블릿 PC나 휴대전화 등 모바일기기만 있으면 언제든 손쉽게 접할 수 있어 빠르게 확산중이다.


대표적인 예가 '캐리누나'다. 그녀는 유튜브 채널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의 여성 진행자로, 시중에 판매중인 장난감을 직접 어린이들에게 소개하거나 놀이법을 알려주고 있다. 현재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은 유튜브 통계사이트 소셜블래이드(Socialblade)에서 국내 채널 중 4위, 세계에서 143위에 올라 있다. 인기 애니메이션 '뽀로로' 영상이 국내 5위이자 세계 151위인 점을 생각하면 캐리언니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비슷한 성격의 채널인 '하하키즈토이', '라임튜브' 역시 인기가 높다. 진행자로 어린아이나 부모가 출현하고, 장난감 놀이에 한글이나 숫자 놀이를 추가한 점이 약간 다를 뿐이다.


이 같은 영상이 유아들에게 확산된 데는 스마트폰의 영향이 가장 크다. 집에서 뿐 아니라 식당이나 공공장소에서, 자동차로 이동중일 때도 자녀들이 울거나 시끄럽게 한다는 이유로 부모들이 먼저 스마트폰을 쥐어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영상으로 소개되는 장난감이 대부분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또는 구하기 힘든 새로운 상품이라는 점도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내가 가진 똑같은 장난감을 다른 사람이 재밌게 가지고 놀면서 새로운 놀이법을 보여주는 게 마냥 신기할 뿐이다. 아직 대형마트에서 판매되지도 않는 새로운 상품도 영상을 통해 먼저 접하기도 한다.


유튜브의 구조상 영상 한편을 보고 나면 바로 옆에 연관된 다른 영상이 함께 보여지기 때문에 아이들은 터치 한번으로 또다른 영상을 연이어 보게 된다.


하하키즈토이 영상에는 '하하아빠'가 직접 출연해 아이들과 노는 모습을 보여준다.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아닌 실제 사람이 나오기 때문에 아이들이 더 흥미를 느낀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양윤 이화여대 심리학과 교수는 "아이들이 자라면서 사회 구성원으로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배워나가는 과정이 있는 데 그때 성인들을 모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유아용 1인 미디어 인기에 힘입어 기업들도 발빠르게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CJ E&M은 1인 방송 등 멀티채널네트워크(MCN) 관련 조직인 '다이아티비(DIA TV)'를 통해 '라임', '허팝' 등과 같은 창작자들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NHN엔터테인먼트도 지난해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을 운영하는 캐리소프트에 18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기존 애니메이션 캐릭터나 장난감 유행과 마찬가지로 아이들이 중독성을 보이고 나아가 사행심을 조장할 수 있다는 점을 부모들은 우려하고 있다. 특히 유아용 영상의 경우 아이들이 정제되지 않은 언어와 행동을 모방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


4·6세 아이를 키우는 이모(40) 씨는 "아이들이 장난감을 들고 진행자 흉내를 내면서 노는 것까진 괜찮지만 새로운 장난감이 나올 때마다 엄마보다 먼저 알고 사달라고 떼쓰는 통에 곤란하다"고 토로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금보령 수습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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