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한국GM이 임팔라의 국내 생산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제임스 김 한국GM 사장이 본사를 설득하는 등 사전 작업에 돌입한다.
8일 한국GM 등에 따르면 제임스 김 사장은 이달 중순 미국 디트로이트 본사에서 열리는 GM 글로벌 전략 회의에 참석한다. 싱가포르에 위치한 GM 해외사업부문과 본사 기술진이 대거 참여하는 이 자리에서 제임스 김 사장은 임팔라의 국내 생산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임팔라는 GM 미국 공장에서 전량 수입해 판매한다. 국내 생산으로 바뀔 경우 파워트레인 등 일부 부품은 국내 기준에 맞춰야 한다. 한국GM 관계자는 "미국보다 엄격한 국내 안전 기준과 연비 규제를 고려할 때 (임팔라의 국내 생산시) 추가 투자가 불가피하다"며 "국내 생산에 필요한 조건으로 연간 판매량 3만대를 내건 것은 그 때문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임팔라를 들여온 한국GM은 판매 실적에 따라 임팔라의 국내 생산을 검토하기로 노조 측과 합의했다. 하지만 판매 실적을 놓고 연간 1만대에서 3만대로 상향 조정되면서 노조가 강하게 반발했다. 사측이 임팔라의 국내 생산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자 노조는 부평 공장 내 임팔라 출입을 통제하고 피켓 시위에 나섰다.
여기에 올초 사무직원의 희망퇴직까지 강행하면서 노사간 갈등이 심화됐다. 이런 상황에서 김 사장이 본사를 설득하는 것은 당초 노사간 약속을 이행하면서 노조와의 마찰을 해소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노조 관계자는 "제임스 김 사장이 미국 본사에 임팔라의 국내 생산을 요청하는 것은 노사간 대화의 물꼬를 트는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변수는 한국GM을 산하에 두고 있는 GM 해외사업부문의 입장이다. 이곳을 맡고 있는 스테판 자코비 사장은 그동안 "한국 노조가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한국GM 노조에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 연말에도 외신을 통해 "한국GM의 공장 가동률이 낮다"고 평가하며 "인력을 줄이거나 새로운 프로그램을 시행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국GM 관계자는 "이번 글로벌 전략 회의에서는 임팔라의 국내 생산건 외 다른 사안들도 함께 논의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임팔라는 올 들어 2개월 연속 판매량이 떨어졌다. 지난해 11월 839대에서 12월 2699대로 늘어난 이후 올해 1월 1551대, 2월 1255대로 줄어들었다. 1월 판매량과 2월 판매량은 전월대비 각각 42.5%, 19.1% 감소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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