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29일 밝혀...필사본 제작 범국민운동 돌입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서울시교육청의 예산 편성에 따라 친일인명사전을 구입해야하는 서울 시내 중·고등학교 중 92%가 실제 구입을 완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6일을 기준으로 서울 시내 중고교 중 구입 대상 583개 학교 중 92%인 539개 학교가 친일인명사전 구입을 완료했다.
중·고교의 친일인명사전 구입은 2014년 김문수 교육위원장의 제안으로 서울시교육청이 1억7550만원의 예산을 편성해 친일인명사전을 이미 구입한 학교를 제외한 나머지 학교들이 구입·비치하도록 했다.
그러나 일부 보수 성향의 사학 등 40여개 학교들이 구입을 보류하거나 미루고 있다.
김문수 교육위원장은 "이들의 행위는 서울시의회의 예산 의결권을 무시하고 교육감의 지시사항을 거부하고 있어서 학생들에게 본을 보여야할 교육자이자 공직자로서 매우 잘못된 것"이라며 "교육자로서 국가관이 매우 의심스러우며, 공직자로서 지시거부 등 불법행위에 대해 서울시의회 출석요구와 징계조치요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교육위는 29일 제97주년 3.1절을 맞아 '기억되지 않는 역사는 반복된다'는 제목으로 친일인명사전 필사본 제작 범국민운동 행사를 개최했다.
'친일인명사전'은 ‘친일인명사전 편찬위원회’와 ‘민족문제연구소’가 1994년부터 작업하여 2009년 11월 출간한 인명사전이다.
일제강점기에 일제의 한반도 침략을 지지·찬양하고, 일제 식민통치에 협력하는 등 친일행위를 한 한국인들을 정리·분류해 수록한 책이다. 1905년 을사조약 전후부터 1945년 8월15일 해방까지 일제의 식민통치와 전쟁에 협력한 4389명의 구체적인 반민족행위와 해방 이후의 주요 행적이 담겨 있다. 그중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방응모 전 조선일보 사장, 작곡가 안익태 등이 포함돼 있다.
몇몇 수록자의 후손과 보수 단체들이 제작 및 배포를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지만 2010년 대법원이 최종 기각 판결을 내렸다. 당시 재판부는 각각 “<친일인명사전>은 특정 개인을 비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역사를 공정하게 기록하고 평가하기 위한 것”, “표현 내용이 진실하고 목적이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시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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