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24일 브리핑서 밝혀..."사고 원인, 보상 관련 협의는 아직 진행 안해"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중대 결함이 발견돼 통행이 금지된 서울 내부순환로 정릉천고가 길음IC~사근IC구간의 시공사는 한진중공업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원인이 결국 부실 공사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향후 보수 비용 및 기타 피해 보상 등과 관련한 서울시와 한진중공업 측의 협상 여부 및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보수 비용은 둘째 치더라도 통행 금지 조치로 인해 교통 체증 등 시민들이 받고 있는 피해는 말 그대로 천문학적이다.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문제가 된 정릉천고가 구간의 시공사는 옛 한진건설이다. 한진건설은 이후 1998년 한진중공업으로 흡수 합병된 상태다. 정릉천고가는 1980년대에 설계하고 90년대 초에 착공해서 99년에 개통을 했는데,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PSC공법 즉 교각과 상판을 콘크리트 내부에서 강철 케이블을 잡아당겨 버티도록 하는 기술로 시공됐다.
유지 관리 비용이 적게 들고, 다리 하부면적이 좁은 반면 상부 면적은 넓은 상황에서 교각과 상부를 단단히 이어 줄 수 있어 이론상은 매우 안전한 공법으로, 당시 전문가들은 "100년도 넘게 갈 수 있는 기술"이라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100년도 거뜬할 것이라는 이 다리는 지난 17일 서울시설공단의 안전 점검 과정에서 강철 케이블 1가닥이 완전히 끊기고 다른 일부 케이블들도 손상이 시작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시는 22일 자정부터 길음IC~사근IC구간 5.7km를 완전히 통제하고 현재 손상된 교각-상판을 받쳐 줄 임시 교각을 착공한 상태다.
서울시와 안전자문단은 시공 과정에서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시멘트를 넣어서 환기구를 봉합하는 과정이 잘못됐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파이프 어딘가에 구멍이 나 녹이 스는 바람에 케이블이 끊어졌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따라서 아스팔트를 걷어내고 환기구 부분을 점검할 필요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는 결함 발견 이후 한진중공업 측과 연락을 한 적은 없으며, 전문가들을 통한 객관적인 점검을 통해 원인을 파악한 후 추후 조치에 들어갈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현재로선 원인 파악과 보수가 급선무 이기 때문에 아직 시공사 측과 원인, 보수 비용ㆍ보상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눈 적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에선 2014년 송파구 석촌동 일대에서 싱크홀 현상이 잇따라 발생했는데, 지하철 9호선 시공사인 삼성물산의 과실로 드러나 복구비 등을 부담한 적이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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