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홍유라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16일 국회에서 열린 특별연설에 시종일관 단호한 표정으로 북한의 도발에 맞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여야 의원들은 박 대통령을 환호 속에 맞았으며 대통령은 일일이 목례로 화답했다.
◆연설 이모저모…남색·엇갈린 박수·티타임=박 대통령은 오전 10시2분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여야 의원 모두 기립해 박수치며 대통령을 맞이했다. 박 대통령은 간단한 목례를 하며 화답했다.
짙은 남색 옷을 입고 온 박 대통령은 미소 띤 얼굴로 연설을 시작했다. 다만, 이내 현재 엄중한 안보 및 경제 상황을 언급하며 단호한 표정으로 변했다. 특히 북한, 핵실험, 국정, 일자리 등 보다 강조하려는 사안엔 오른손을 들어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대통령의 목소리엔 시정연설때 보다 힘이 들어갔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대통령이 헌법 제81조 따라서 시정연설 아닌 다른 국정현안에 관해서는 11년 만에 국회에서 연설을 하게 되셨다"면서 "그만큼 현재 상황이 엄중하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설 내내 여야 의원의 반응은 엇갈렸다. 여당 의원들은 대통령이 강조하는 부분마다 박수갈채를 보냈지만 야당 의원들은 묵묵히 듣기만 했다. 특히 박 대통령이 "이제 (북한이) 수소폭탄 실험까지 공언하며 세계를 경악시키고 있다"고 말하자, 여당의 한 의원이 박수를 보냈고, 야당 의원들은 순간 웅성거렸다.
연설을 마친 후 새누리당 의원들은 본회의장 중앙 통로에 도열해 박수치면 환송했다. 이에 박 대통령 의원들과 악수를 나누며 퇴장했다. 이날 연설에 여당 의원은 대다수 참석했으나, 야당 의원은 30여석 정도의 빈자리가 보였다. 스웨덴 의원 15여명이 참석해 방청을 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연설에 앞서 국회 의장단 및 여야 지도부와 짧은 티타임 형식의 환담을 가졌다. 환담엔 정 의장·정갑윤·이석현 국회부의장,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 등이 참석했다.
◆대통령 '특별연설'…역대 대통령 6번째=1987년 개헌 이후 역대 6번째인 박 대통령의 특별연설에선 안보위기에 따른 국민단합과 초당적 협력 등이 당부됐다. 박 대통령은 2013년 취임 이후 국회에서 '시정연설'의 형식으로 3차례 연설했지만, 특별연설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역대 대통령들도 특별연설 등을 통해 주요 국정과제에 대한 국민·국회의 이해와 협조를 요청해왔다.
노태우 전(前) 대통령은 1989년 9월11일 국회 특별연설을 통해 '한민족 공동체 통일방안'을 발표했다.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은 정권 초기인 1993년 9월21일 '변화와 개혁, 그리고 전진'이라는 제목의 연설로 국정운영 과제를 제시했다. 같은해 11월29일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지도자회의 및 한미정상회담 관련 대통령 귀국 연설을 하기도 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3년 4월2일 이라크전쟁 파병에 대한 정치권과 국민의 협력을 요청했고, 2005년 2월25일엔 선거제도 개혁·북핵·한미관계를 주제로 취임 2주년 연설을 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은 국회연설을 각각 한 번, 세 번 했다. 다만, 특별연설의 형식을 취하진 않았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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