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A에 한해 허용 후 앞으로는 더이상 논의 안돼…증권, 운용력 앞세워 ISA 주도권 쥐어야"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이 은행의 투자일임업 진출과 관련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한해 허용하는 선에서 논의를 끝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황영기 회장은 14일 "은행의 투자일임업 진출에 대해 그동안 반대 입장을 여러차례 밝혀왔지만 ISA 활성화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일부 수용하기로 했다"며 "은행의 포괄적 투자일임업 진출 논의는 이것으로 종결하고 더 이상 논의하지 않는 쪽으로 은행연합회장, 금융위 관계자와 구두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 동안 은행이 금융투자업계 고유 업무인 투자일임업 진출 허용을 요구하자 금투업계와 금융권은 대립각을 세워 왔다. 하지만 금융위원회가 은행에 ISA에 한해 투자일임업을 허용하는 내용의 ISA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은행의 투자일임업 진출 물꼬가 터졌다.
황 회장은 "지점수는 은행이 7318개인 반면 증권사는 1217개이고, 펀드 판매 라이선스를 갖춘 인력도 은행은 약 9만3000명인 반면 증권사는 2만3000명에 불과하다"며 "지점수, 판매인력에서 은행이 훨씬 우세하기 때문에 ISA 주도권이 은행으로 넘어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금융위가 비대면 온라인 일임 계약을 허용하면서 금투업계가 판매 네트워크상 한계를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증권사가 비대면 온라인 일임계약을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고 준비를 마치면 은행과 증권사가 동시에 실시하기로 합의했다"며 "비대면 계약을 통해서 증권업계가 상대적으로 불리한 판매망 문제를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금투업계가 ISA 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는 운용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계좌 이동제가 실시되고 좋은 서비스를 원하는 국민의 선택권이 온라인 또는 직접 대면 등으로 넓어지게 됐다"며 "결국 핵심은 운용실력으로 진짜 승부는 여기서 판가름 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임형 ISA는 모델 포트폴리오를 제시해야 하기 때문에 운용 회사의 자산군 선택 능력, 시황에 따른 리밸런싱 능력 등이 ISA 성공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랩 어카운트, 모델 포트폴리오 구성 능력, 다양한 상품군, 상황 대처 능력 등에 강한 증권과 채널에 강한 은행의 경쟁에서 증권이 강한 운용력을 바탕으로 국민 재산 증식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오는 2021년에는 ISA 시장이 150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황 회장은 "앞서 ISA를 시행한 영국의 사례를 비춰볼 때 국내 ISA 시장은 5년 후 150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라며 "금융업권에서 중요한 신상품이 나왔고 각 회사들이 수익 창출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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