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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전면중단]충격에 빠진 입주기업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19초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국가를 믿고 개성공단 사업에 뛰어들었는데 이젠 생사를 걱정해야 하는 지경에까지 몰렸습니다."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중단 조치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충격에 휩싸였다.

특히 입주기업들은 한ㆍ중 자유무역협정(FTA)이 본격화되는 올해 생산규모를 늘리려고 준비해왔었기에 참담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입주기업 대표는 "2013년 공단이 한 차례 폐쇄된 이후 후유증이 상당해 지난 2년간 겨우 시장의 신뢰를 조금씩 회복하며 정상화되는 과정이었는데 이번 조치로 또 다시 불확실성의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며 "입주 기업 입장에서는 마땅히 할 수 있는 게 없는 반면 적기 납품 등을 우려해 외부 계약과 수주에 차질이 생기는 사태가 일어나지는 않을지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입주기업 대표는 "정부가 개성공단 매출이 호조세라고 말해왔지만 사실 일부 임가공한 것을 전체 매출로 잡는 등 과대포장이 된 게 많고 공단 입주 기업은 5ㆍ24 조치 이후 각종 규제 등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 왔다"며 "특히 우리 회사는 올해 전체 생산 과정 중 개성공단에서 일부만 담당하던 것에서 완제품 생산을 목표로 증축을 계획했는데 이번 폐쇄조치로 모든 계획들을 전면 재검토해야 하게 됐다"고 말했다.


개성공단기업협회는 입주기업 80%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70% 이상은 섬유ㆍ봉제ㆍ의류업체들로, 대부분 자체 브랜드보다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물건을 생산하고 있다. 개성공단 전면 중단으로 생산 차질이 빚어지면 바이어들이 거래를 끊을 가능성이 높다. 판로가 다양하지 못하고 영세한 중소기업일수록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는데 개성공단 생산 비중이 높은 회사일수록 작은 회사들이 많기 때문이다.


협회 관계자는 "입주기업 중 20∼30개 업체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은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예상했다.


입주기업들은 일단 정부의 방침에 따를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적절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입주기업 관계자는 "2013년에는 북한이 먼저 문을 닫았기 때문에 공단 재개가 쉬운 측면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우리 정부가 전면 중단 조치를 취했기 때문에 출구 찾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며 "금강산 관광처럼 될지 모른다는 암담한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남북경협이 오히려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했던 입주기업 입장에서는 상황이 호전되기보다 악화됐다는 점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북한 리스크가 발생할 때마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 입장에서는 대응책 마련도 쉽지 않고 정부의 조치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개성공단 중단이 북한 제재 수단으로 검토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고 납득하기 어렵다"면서도 "개성공단 기업들의 경우 정치적인 측면에 의해서 사업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으니 우리로서는 능동적으로 할 수 있는 일도 없기 때문에 향후 정부 조치를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토로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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