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구 대방동 지난 1월29일 ‘우리 마을 복지 돋보기 방문단’ 발대식 가져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1동작구 대방동에 살고 있는 최모씨(90대· 여)는 요즘 사람 인기척을 기다린다. 움직일 힘이 없어 식사를 거르고 홀로 덩그러니 남아 있기 일쑤였는데 우연히 방문한 통장을 만난 후로 삶이 조금씩 변해갔다.
#2대방동 통장인 조씨(50대)는 동 주민센터로부터 복지통장으로 임명받고 알 수 없는 책임감이 생겼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했던가? 동네 주택가를 돌며 한분한분 만나보기로 했다.
어느 날 우연히 방문한 집에서 알 수 없는 음산한 기운이 느껴졌다. 문은 잠그지 않아 조금 힘을 주자 열렸고 피골이 상접한 한 노인이 문 쪽에 머리를 누이고 쓰러진 모습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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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통장인 김씨(60대·여)는 조씨로부터 급한 연락을 받았다. 독거어르신이 위중해 보인다는 내용이다. 조씨가 전화한 이유는 김씨가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어서다.
이 세 사례는 동작구 대방동 ‘우리마을 복지 돋보기 방문단’에서 지역 복지사각지대를 발굴하고 해소한 예이다.
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이처럼 직접 대면하는 방식이 최선이다. 위기가정 발굴에 집을 직접 방문해 상황을 살피는 방법만큼 확실한 대안은 없다. 하지만 기존의 공무원 인력으로는 찾아오는 복지민원을 해소해 나가기도 벅찬 게 현실이다.
그래서 몇 해 전부터 정부를 비롯한 각 지자체에서는 다양한 민관협력 사업을 고민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동작구 대방동은 선도적인 정책실험으로 이목을 끈다. ‘우리마을 복지 돋보기 방문단’이 지난달 29일 대방동 주민센터에서 발대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 것이다. 이들은 앞으로 가정방문을 통해 주민들의 생활실태를 조사하고 공공기관에 연계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방문단은 지역사회 다양한 직업군으로 구성됐다. 집배원, 가스검침원, 야쿠르트 배달원, 복지통장 등 총 33명이다.
대방동은 올해 목표로 취약계층 500명 이상 발굴을 내세웠다.
이명재 대방동장은 “찾아가는 복지를 위해서는 주민들의 힘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주민들의 많은 참여와 격려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찾아가는 동주민센터’를 통해 동의 중심기능을 행정에서 복지로 옮겨오면서 동단위, 더 나아가 마을단위의 복지가 중요해지고 있다. 대방동의 ‘우리마을 복지 돋보기 방문단’은 동 단위 민관협력 체계의 모범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찾아가는 복지’를 주민조직화를 통해 몸소 실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복지는 마을마다 복지자생력을 갖추는 방향으로 나가야한다. 대방동 주민센터는 좋은 예시가 될 수 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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