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서비스' 분석해보니, 업종별 창업 시기·장소 따라 폐업률 등 희비 엇갈려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사람이 태어날 때 '사주팔자'를 잘 타고 나야 인생이 풀리는 것처럼 자영업도 개업하는 시기나 장소, 업종을 잘 따져야 성공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지난 1일 문을 연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서비스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미용실 ▲양식집 ▲일식집 ▲한식집 ▲치킨집 ▲커피음료점 ▲호프간이주점 등 7대 주요 창업 업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개업 시기에 따라 업종 별로 1년 이내 폐업률이 큰 차이를 보였다. 즉 계절을 타는 업종들의 경우 시기를 잘못 택해 창업하면 망할 확률이 그만큼 높다는 애기다.
업종 별로 치킨집은 2~3월, 7~9월 사이에 개업한 곳들은 1년 이내 문을 닫는 확률이 11%대로 낮았다. 반면 사람들이 나들이를 많이 가는 시기인 4~6월(4월 13.34%, 5월 15.68%, 6월 16.09%)이나 11월(14.69%)에 개업한 치킨집들은 1년 이내 폐업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특히 12월에 개업한 치킨집의 1년 이내 폐업률은 17.5%로 가장 높았다. 치킨집은 주로 가족 수요가 많은 데, 12월엔 송년회 모임 등이 많아 수요가 급격히 줄어든 탓으로 보인다.
호프간이주점의 개업은 되도록 2월을 피하는 게 좋다. 1년 이내 폐업률이 19.2%로 가장 높은 시기다. 5월도 1년 이내 폐업률이 18.28%에 달해 조심할 필요가 있다. 반면 3월은 1년 이내 폐업률이 15.7%로 가장 낮았다.
일식집은 5월에 개업하면 생존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이내 폐업률이 9.92%로 최저를 기록하는 시기다. 그러나 1월(15.45%), 12월(13.93%) 등 한 겨울에는 1년 이내 폐업률이 상대적으로 높아 주의가 요구된다. 일식집의 경우 창업 자본 규모가 커 진입장벽이 높은 데다 수요가 안정적이라 조기 폐업률이 10% 초반에 그쳐 타 업종에 비해 안정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미용실은 1월 개업(17.62%)을 삼가해야 하며, 커피음료점은 5월(19.07%)과 8월(19.32%) 개업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커피음료점은 7대 주요 창업 업종 중 2월을 제외한 전월에서 1년 이내 폐업률이 수위를 달려 '요주의 대상'으로 꼽혔다. 한식음식점은 개업월별 조기 폐업률이 1년 내내 13~14%에 고정돼 계절 요인을 가장 타지 않는 업종인 것으로나타났다.
개업을 어느 곳에 하느냐도 중요하다. 서울시가 43개 생활밀착형 업종을 대상으로 폐업률ㆍ3년 생존율을 감안해 창업위험도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중구가 60점 이상을 받아 가장 위험도가 높은 '고위험' 지역으로 분류됐다. 동대문구ㆍ서대문구ㆍ용산구ㆍ성북구가 50점 대의 점수로 뒤를 이었고 광진구ㆍ성동구ㆍ구로구ㆍ강서구ㆍ중랑구ㆍ마포구 등 6개 구는 가장 위험도가 낮은 '주의' 지역으로 각각 분석됐다.
황수연 서울신용보증재단 창업컨설턴트는 "워낙 경기가 안 좋고 기본적으로 자영업자들의 밀집도가 높다보니 실제 상황은 더 열악하다"며 "계절적 요인이나 창업 희망 지역내 경쟁업체 밀집도 등에 대해 직접 발로 뛰면서 잘 파악한 후 철저한 준비를 통해 창업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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