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미국 대선 경선의 초반 풍향계로 불리는 아이오와 주 코커스(당원대회)가 1일(현지시간) 실시된다. 각 당 별로 당원 등록을 마친 유권자들은 이날 1700개에 달하는 기초선거구의 지정된 장소에 모여 토론을 벌인 뒤 지지 후보를 결정하게 된다.
중서부에 위치한 아이오와 주는 인구가 310만명에 불과하고 농업 이외에 특별히 내세울 산업도 없다. 그러나 이 지역은 주민들의 높은 정치의식과 참여 열기로 인해 대선이 처리지는 해 첫 번째 경선지로 굳건히 자리잡아왔다. 특히 올해는 대선 경선이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접전 양상이 전개되고 있어서 아이오와 코커스 결과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장 비정치권 출신인 '아웃사이더'들의 반란이 성공할 지 여부가 가장 큰 이슈다. 이번 미국 대선은 초반부터 아웃사이더들이 돌풍을 일으키며 경선을 주도했다. 공화당에서 부동산 사업 및 방송인 출신인 도널드 트럼프는 지난 해 여름부터 줄곧 지지율 1위를 고수하며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도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이 젊은이와 개혁세력으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인기가 실제로 당원들의 표로 결집될 수 있을 지에 대해선 아직 검증되지 않은 상태다.
아이오와 코커스는 그 첫 시금석이다. 원래 코커스는 당원 투표 형식이기 때문에 조직이 약한 아웃 사이더에겐 불리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가 전국 지지율에서 크게 앞서도 아이오와에선 크루즈 의원에 고전했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런 제약 조건에도 불구하고 트럼프가 승리하고, 샌더스 의원이 의미있는 선전을 펼친다면 향후 아웃 사이더 돌풍은 태풍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
유력 후보들이 압승을 거두며 기선을 장악할 지도 관심이다. 현재 공화당과 민주당에선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이 각각 유력후보다. 이들이 첫 관문인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예상 밖의 대승을 거두면 대세론은 한층 탄력 받게 된다. 이 경우 오는 3월 1일 14개 주에서 동시에 경선이 치러지는 '슈퍼 화요일'을 분수령으로 양당의 경선이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들어갈 수도 있다. 그러나 유력후보들이 아이오와에서 승기를 못 잡게 되면 경선은 장기전으로 빠져들 전망이다.
마지막 관심사는 예상치 못한 '다크 호스'가 등장할 것 인가다. 민주당에선 힐러리와 샌더스 의원이 표심을 양분하고 있어 가능성이 희박하다. 하지만 공화당은 사정이 다르다. 아이오와에서 승자가 되지 못하더라도 새롭게 주목받는 후보가 튀어나올 경우 전체 경선 판도를 뒤흔들 수 있다. 워싱턴 정가와 언론에선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은 언제든 '게임 체인저'로 부상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가장 유력한 후보로 손꼽혔던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전 지사 역시 아이오와에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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