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중국의 역할'을 촉구하는 한미일 3국의 외교적 압박이 거세다. 6자회담 수석대표 만남에 이어 이번 주말에 예정된 외교차관 협의회에서 어떤 메시지가 나올지 주목된다.
주말인 16일 오후 도쿄에서 제2차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가 열린다. 6일 북한이 제4차 핵실험을 기습적으로 실시한 이후 한미일이 갖는 최고위급 협의다.
이날 협의회에는 우리 측에서 임성남 외교부 제1차관, 미국 측에서는 토니 블링큰 국무부 부장관, 일본 측에서는 사이키 아키타카 외무성 사무차관이 각각 참석한다.
핵심 쟁점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실효성을 얻기 위해 중국의 ‘역할’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현재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지지한다는 모습만 보일 뿐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원유 공급 중단’ 등과 같은 강한 외교적 메시지는 없는 상황이다.
앞서 13일 서울에서 이뤄진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에서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이시카네 기미히로 일본 아시아대양주국장은 과거와는 '차별화되고, 강력하고, 포괄적인' 대북압박이란 큰 틀의 합의를 했다. 하지만 중국의 참여를 이끌어 낼만한 ‘강한 메시지’는 이 자리에서도 없었다.
한미일 3국의 강한 대중 압박 속에서 중국은 대북제재에 대해 '합당한 대응'이란 원론적 답변을 내놓았다. 또한 미군 전략무기인 B-52 장거리 폭격기의 한반도 전개와 우리 정부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등에 대해서는 ‘긴장 고조’를 우려했다. 특히 13일 박근혜 대통령 대국민담화 이후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사드'의 한반도 배치 가능성에 대해서는 강한 우려를 표했다.
결국 ‘북핵 해법’의 실질적 열쇠를 쥐고 있는 중국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미국의 역할’에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다. 이를 위한 이번 한미일 차관급 협의는 3국이 외교적 역량을 모으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편 미국 측 대표인 블링큰 부장관은 이 협의를 마치고 아시아 순방을 시작한다. 그는 19∼20일 한국을 방문한 뒤 중국 베이징으로 향할 것으로 전해졌다.
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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