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연초부터 중국 경제의 경착륙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그동안 대외 리스크 요인 가운데 미국 금리 인상보다 중국 경기 둔화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이 국내 경제에 더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경계해 왔다. 중국 경제의 둔화 속도가 빨라진다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도 타격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당장 올해 국내 성장률 전망치의 하향 조정 가능성이 커졌다. 한은은 앞서 작년 10월 '2015년~2016년 경제전망' 당시 올해 우리 경제가 3.2%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의 경우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이란 돌발 변수에 3%대 성장률 달성에 실패했지만 올해는 잠재성장률인 3%대 성장률을 무리 없이 달성할 것으로 본 것이다.
하지만 사정은 녹록치 않다. 국제유가의 변동성 확대에 이어 중국 리스크의 부각이란 성장률을 떨어뜨릴 하방 위험 요인이 우리 경제를 짓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작년 12월 금융통화위원회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10월 경기전망 이후 하방리스크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한은이 오는 14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직후 발표하는 성장률 전망치를 더 낮출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한은의 1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3%대 성장률을 유지할 것인지, 2%대로 낮출 것인지가 관건이다. 이 결정에 따라 올해 통화정책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3% 성장률 전망을 유지한다면 금리동결 기조를 이어가고 2%대로 성장률 전망을 낮출 경우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이 생길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한은의 2016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1월 3.7%에서 4월 3.4%, 7월 3.3%, 10월 3.2%로 계속 낮춰져왔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중국 경제가 힘을 잃는 모습을 보이면서 중국 수출과 제조업 의존도가 높은 우리도 같은 영향을 받고 있다"며 "당분간 교역과 제조업 위축에 따른 중국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3.1%)와 한국개발연구원(3.0%), 산업은행(3.0%) 등은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이 3%대로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현대경제연구원(2.8%), 한국경제연구원(2.6%), LG경제연구원(2.5%) 등 주요 민간연구소는 2%대 중후반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편 중국 금융시장의 폭락으로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정부와 한은도 사태를 예의 주시하며 긴급 점검에 나섰다. 기획재정부는 5일 오전 최희남 차관보 주재로 내부 회의를 열어 중국발 리스크가 국내 금융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한은도 이날 오전 8시 긴급 금융외환시장 점검회의를 열어 국제 금융시장 동향과 국내 영향을 점검한다. 참석자는 김민호 부총재보와 윤면식 부총재보, 홍승제 국제국장, 신호순 금융시장국장, 서봉국 공보관, 유창호 외자기획부장 등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역시 다음 주 예정된 시장점검회의를 앞당겨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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