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1300만대 PC만이 VR 헤드셋 지원"…내년 PC 사용대수의 1% 미만
2개 화면에서 초당 90프레임 구동해야…높은 사양 요구
내년 오큘러스 리프트·HTC 바이브 등 40여종 출시 예정
PS4 연동 소니 VR, 스마트폰 사용 삼성 기어VR은 해당사항 없어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내년 페이스북의 '오큘러스 리프트' 출시를 앞두고 가상현실(VR) 기기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으나 현실적인 장벽들이 존재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30일(현지시간) 전했다.
블룸버그는 "2016년에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첫 VR 헤드셋을 준비하고 있으나 소수의 사람들만이 페이스북의 오큘러스리프트 등 VR기기를 지원하는 하드웨어를 소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 PC용 그래픽 칩셋 제조사인 엔비디아(NVidia)에 따르면 내년에 겨우 1300만개의 PC만이 VR 기기를 구동할 수 있는 그래픽 능력을 갖고 있다. 이는 가트너가 예상한 2016년 전체 PC 사용 대수(14억3000만대)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VR헤드셋은 PC나 스마트폰에 저장돼 있는 콘텐츠를 3D로 감상할 수 있는 기기이다. 내년 6월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CES2016에서 40여개의 제품들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행사에서 소개된 것보다 77% 증가한 것이다.
대만의 HTC는 내년 4월 출시에 앞서 CES2016에서 VR기기 '바이브(Vive)'를 선보일 예정이다. 페이스북은 1분기중에 첫 VR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의 피어스 하딩-롤스 연구원은 "VR 기술은 상당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그것이 단기간에 얼마나 많이 채택될 것인지에 대해서 현실적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제조사들이 VR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대적인 광고를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VR헤드셋이 시장에 출시되기에는 몇가지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했다.
3D로 가상현실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PC에서 높은 하드웨어 사양을 요구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오큘러스 리프트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엔비디아의 '지포스970'이나 AMD의 '라데온290' 이상의 그래픽 카드가 필요하다고 권고하고 있다. 이들 그래픽 카드의 비용은 300달러 이상이다. 이는 엑스박스원이나 플레이스테이션4의 가격과 거의 맞먹는다. 이밖에 인텔 i5급의 프로세서, 8GB(기가바이트) 이상의 메모리, USB3.0 포트 2개 등 부가적인 사양을 요구한다.
VR이 이처럼 높은 사양을 요구하는 이유는 충분하다. 블룸버그는 "만약에 사양이 부족할 경우 사용자는 VR기기를 이용하면서 토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초기 VR 프로토타입을 사용한 테스터들은 사용자들의 움직임에 화면이 둔감하게 반응하면서 멀미감을 호소하기도 했다. 표준 PC게임은 초당 30프레임을 운영한다. 하지만 우리의 두뇌가 이미지를 진짜처럼 여기기 위해 VR기기는 2개의 화면에서 초당 90프레임을 구동해야 한다. 현재 이같은 기능을 가진 랩톱의 가격은 1500달러에 이른다.
오큘러스리프트나 HTC의 바이브가 높은 사양의 PC를 요구하지만 그렇지 않은 제품도 있다. 플레이스테이션4에서 구동되는 소니의 VR헤드셋이 그중 한가지다. 삼성전자와 구글은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VR 기기를 만들고 있다. 하딩-롤스 연구원은 "하지만 스마트폰의 화면을 이용하는 이같은 제품은 소비자들을 VR 기기로 끌어들이는데 다소 부족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엔비디아는 VR기기가 현재 정체돼 있는 컴퓨터 시장을 활성화시키는데 기여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 회사는 VR이 가능한 컴퓨터의 숫자가 2020년에 1억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IHS는 2016년에 약 700만대의 VR헤드셋이 사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CES 주최측인 CTA(소비자기술협회)는 2016년에 120만대의 VR 기기가 판매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전년보다 500% 증가한 것으로 전체 시장 규모는 5억4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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