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 새주인]증권업계 지각변동, 자기자본만 7.8조 초대형 증권사 탄생

NH투자증권과 자기자본만 3.2조 차이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미래에셋증권이 KDB대우증권 우선인수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증권업계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합병 후 미래에셋증권은 그간 업계 1위 NH투자증권을 큰 차이로 따돌리고 명실상부한 초대형 증권사로 거듭날 전망이다.

24일 산업은행은 여의도 본점에서 이사회를 열고 KDB대우증권과 산은자산운용 매각을 위한 본입찰 평가를 완료, 미래에셋증권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번 본입찰에 참여한 한국투자증권을 약1000억~2000억원 차이로 따돌리고 대우증권의 새 주인이 됐다.

미래에셋증권이 KDB대우증권 인수를 완료하면 자기자본 규모는 7조8600억원을 웃돌 전망이다. 3분기말 기준 유상증자를 합한 미래에셋증권의 자기자본규모는 3조4620억원, KDB대우증권의 자기자본규모는 4조3967억원이다.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해 4조6044억원의 자기자본을 보유하고 있는 NH투자증권보다 3조2000억원 이상 몸집이 큰 셈이다.

통합 미래에셋증권이 출범하면 2위는 NH투자증권, 3위는 삼성증권, 4위는 한국투자증권, 5위는 현대증권 순으로 바뀌게 된다. 그간 증권업계 순위는 4조6044억원의 자기자본을 보유한 NH투자증권이 1위, KDB대우증권 2위(4조3967억원), 삼성증권 3위(3조6285억원), 미래에셋증권 4위(3조4620억원), 한국투자증권 5위(3조3739억원) 등이었다.

증권업계는 전통적인 투자은행(IB)분야 강자인 KDB대우증권과 자산관리(WM)분야의 강자인 미래에셋증권이 서로 상승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 한 임원은 "두 증권사가 뚜렷한 각자의 장점을 가지고 있는 만큼 마이너스 요인은 적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미래에셋증권의 대우증권 우선인수협상대상자 선정 발표로 관심은 증권업계의 또 다른 관심매물인 현대증권으로 옮겨갈 전망이다. 특히 우리투자증권에 이어 대우증권까지 눈앞에서 놓친 KB금융지주가 3번째 대형매물인 현대증권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대증권의 매각 가격은 오릭스PE와의 협상에서 나온 65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대규모 증권사 인수합병(M&A)이 마무리되면서 M&A를 통한 몸집 키우기에 관심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당장 현대증권 새 주인의 향배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