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롯데 '원 리더' 신동빈 회장, 그룹 모태 '제과'에 힘 쏟는다
해외 진출 11년만에 누적 매출 5조원 달성
2020년까지 세계 시장 5위로 도약 다짐
[아시아경제 이주현 기자]한·일 롯데의 '원 리더'로서 입지를 공고히 다지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그룹의 모태 사업인 '제과'에 힘을 쏟고 있다.
롯데제과의 지분 확보로 그룹 장악력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자사주를 일본 롯데에 넘겨 사업 협력을 강화하고 시너지 효과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신 회장은 한·일 롯데그룹의 협력을 확대해 양국 제과의 매출을 세계 5위 수준으로 올린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롯데제과는 지난 2004년 해외 시장에 진출한 이후 올해 3분기까지 5조348억원의 해외 누적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해외시장에 진출한 지 11년 만의 성과다.
롯데제과는 현재 카자흐스탄과 벨기에, 파키스탄, 인도,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8개국에 자회사를 두고 있으며 21개의 해외공장을 보유 중이다. 해외사업장에 근무하는 직원 수도 약 1만2000명에 달한다.
롯데제과는 인도에서 롯데초코파이의 시장점유율이 90%에 육박하고 카자흐스탄에서는 현지기업 라하트사를 인수하기도 했다. 또한 전 세계 64개국에 제품을 수출하며 독자적인 제품개발과 마케팅 등으로 브랜드 파워를 키워나가고 있다.
롯데제과는 일본 롯데와 함께 2020년 글로벌 톱5 제과업체를 목표로 세웠다. 롯데제과는 이를 위해 현재 전체 매출 가운데 30%를 차지하는 해외시장 부문을 5년 후에 40%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신 회장은 한·일 제과업체 교류를 통해 시너지를 크게 높일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양사간 지분 매입과 제품 개발, 마케팅 등의 협업을 추진 중이다.
한·일 롯데제과는 2001년 마케팅 교류회를 시작한 이래 2012년까지 제품 개발에 초점을 맞춘 교류회를 연 두차례씩 해왔고, 2013년 네차례로 늘린 데 이어 올해는 여섯 차례로 확대했다.
교류회에는 한일 롯데제과의 부장·과장급 실무진이 시장조사 자료, 소비자 트렌드 등에 관한 정보는 물론 제품 디자인도 논의한다.
식품 개발 업무를 맡은 롯데중앙연구소의 제과 부문 역시 일본 롯데 연구진들과 정기적으로 기술을 교류해왔으며, 앞으로 서로 협력해 기술 파트의 글로벌 표준화를 추진한다.
한·일 롯데제과는 신제품에 대한 아이디어와 노하우를 공유하고 상대의 히트 메뉴를 들여오는 등 마케팅 교류도 시작할 예정이다.
두 회사는 연 한차례 여는 '글로벌 생산회의' 때 양사 주요 법인의 생산관리와 현장 개선 사례 및 해외 식품관련 동향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유통과 인사 분야 정보 공유를 확대해갈 계획이다.
실제 신 회장은 지난달 11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롯데와 일본롯데는 동남아 지역에서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며 "한국롯데만 놓고 보면 세계 30위권에 해당하는 규모지만 일본롯데와 합치면 세계 7위의 경쟁력을 갖게 된다"며 통합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한편 일본 롯데는 롯데제과 주식 11만2775주를 주당 230만원에 공개매수해 협력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공개매수가 마무리되면 일본 롯데는 롯데제과 지분 10%를 보유해 2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일본 롯데가 공격적으로 롯데제과 지분을 확보하는 것은, '한·일 제과 시너지'라는 공개적 목적 외 신동빈 회장의 우호 지분을 늘려 경영권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이주현 기자 jhjh1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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