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국토교통부와 한국공항공사는 12일 저녁 제주공항 관제 시설 통신장비 이상 원인으로 77편의 항공편이 결항된 것과 관련해 13일 제주공항 커퓨타임(야간운항 금지시간) 이후 원인 조사에 나선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이날 "금일(13일) 저녁 항공기 종료 후 현장조사를 실시해 정확한 원인 규명 후 개선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공사는 이와 관련하여 전국공항에 대한 현황을 조사·점검해 유사 상황이 재발되지 않도록 철저를 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련해 국토부 측은 관제 시설 통신장비가 일시에 이상이 생긴 것은 통신 신호를 전달하는 중간 장비의 기계 결함 때문으로 보인다며 관제 시스템 유지를 위한 예비 통신 장비가 즉각 가동되지 않은 것은 장비를 유지·보수하는 한국공항공사 제주 본부의 대응 미숙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제주공항 관제탑과 접근관제소는 12일 오후 6시50분부터 오후 8시 6분까지 모든 통신장비에서 교신 이상이 발생했다.
관제탑은 공항 반경 5마일(8㎞) 내 항공기의 이·착륙을 관제하는 곳이다. 접근관제소는 제주 공역 내를 이동하는 항공기를 레이더로 포착·관제하는 곳을 말한다.
관제탑은 오후 7시 40분부터 주파수를 전혀 잡을 수 없는 주파수 송·수신 불능 상태에 빠졌다. 이에 오후 8시 6∼7분까지 20여 분간은 불빛(라이트건)을 이용해 공항 관제에 나섰다.
접근 관제소는 주 통신기의 통신이 어려웠을 때 사용하는 예비 관제 통신 장비마저 먹통이 됐다. 오후 7시41분 께부터는 무전기 등의 비상 장비를 이용, 일부 도착 항공편을 대상으로만 제한적으로 관제가 이뤄졌다.
공항의 관제 통신 시스템은 '주 장비', '예비 장비', '비상 장비' 3단계로 나눠진다. 한 시스템이 이상이 생기면 다음 시스템으로 전환돼 관제가 계속 이뤄지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관제탑 및 접근관제소의 관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제주공항 출·도착 항공기 77편이 제때 승객을 내리거나 탑승시키지 못했다.
국토부와 제주지방항공청, 한국공항공사, 경찰 등은 합동 대책반을 꾸려 비상 근무하며 통신 시설 이상에 대한 정확한 원인을 찾고 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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