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평균 거래대금 1.1억→534억 큰 폭 증가…세제혜택 등 숙제 풀어야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상장지수증권(ETN) 시장규모가 개설 1년만에 3배 이상 성장했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투자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ETN시장의 규모는 지난 2014년 11월 개설 당시 발행금액 4679억원에서 1년만인 2015년 11월말 기준 1조6094억원으로 3배 이상 커졌다. 일평균거래대금은 1억1000만원에서 534억5000만원으로 500배 이상 늘었다.
상장종목수도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개설당시 상장종목수는 10개에 불과했지만 올해 11월말 기준 국내 38개, 해외 23개 등 총 61개로 6배 이상 많아졌다.
ETN은 증권회사가 자기신용으로 발행해 일정한 투자기간 동안 수익률을 보장하는 파생결합증권의 일종이다. 주식워런트증권(ELW)와 주가연계증권(ELS) 등과 법적인 성격은 동일하지만 기초지수를 바탕으로 한 인덱스 상품이라는 구조적 차이가 있다.
ETN시장 성장의 배경은 다양한 상품구성으로 투자자의 선택폭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시가총액 상위 5개 우량주로 구성된 바스켓지수를 비롯해 에너지인프라, 채권, 헤지전략지수 등 다양한 기초지수 상품이 도입됐고 해외상품도 적극 도입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자본시장연구원 표영선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개인투자자들의 국내외 우량주바스켓, 원자재, 헤지전략 상품 등 투자자 활성화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유연한 기초자산 구성과 운용전략을 이용한 상품설계를 통해 증권회사의 안정적 수익상품으로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금융당국 역시 ETN시장을 중위험·중수익 투자수단으로 지속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해외투자상품은 기존 미국, 중국, 유럽 등에서 나아가 이머징 마켓을 대상으로 한 상품의 도입을 추진하고 외국계 증권사도 시장 참여를 권고할 방침이다. 또한 ETN상품 투자 수요 확대를 목표로 연기금, 기관투자자, 개인투자자의 투자 성향에 적합한 상품 군도 보완할 예정이다.
다만 특정 증권회사의 상품에 거래가 편중되는 점과 제한적인 세제혜택은 풀어야할 숙제라는 지적이다. ETN은 증권회사의 신용으로 발행하는 상품인 만큼 발행사가 파산하면 상품이 상장 폐지되고 투자자에게 손실이 귀속되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해 발행사는 자기자본 1조원 이상, 신용등급 AA- 이상, 영업용순자본비율(NCR) 200% 이상 등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표 연구원은 "증권회사의 신용위험을 보완하기 위한 요건으로 특정 대형증권회사의 상품거래가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며 "ETF시장 활성화를 위해 2016년부터 비과세 해외주식형 ETF 상장을 지원하는 데 반해 ETN시장은 세제혜택에서 제외돼 상품다각화에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