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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돌이표' 누리과정, 예산 갈등 불씨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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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돌이표' 누리과정, 예산 갈등 불씨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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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예산안, 누리과정 '0원' …3000억원 우회 지원
누리과정 예산 지원 주체 결정 또 미뤄
시도교육감협의회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미편성 입장 고수"
서울시의회 교육위 "유치원 편성분 삭감할 것"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출산율 제고를 목표로 삼은 정부의 정책기조가 보육난으로 인해 무색해졌다. 지난달부터 14개 시도교육청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미편성 한 데 이어 시도에서 정부가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아 유치원 편성분 마저 삭감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어린이를 둔 부모들은 좌불안석이다.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한 국회는 여야 쟁점사안이었던 내년도 누리과정(만3~5세 무상보육) 예산 3000억원을 우회 편성했다. 사실 정확하게 보면 누리과정 예산은 '0원'이다. 대신 정부가 찜통교실, 노후화장실 등 시급한 학교시설 개선을 명목으로 목적예비비 3000억원을 지원해 누리과정 예산을 우회 지원하는 형태로 결론이 났다.

하지만 4조원이 넘는 누리과정 총 예산에 턱없이 부족한데다 누리과정 예산 지원 주체를 끝내 결정하지 못하고 내년으로 또 다시 미룬 꼴이어서 파행은 불가피해 보인다.


대부분의 시도교육청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하지 않으면서 학부모들이 유치원으로 몰리는 등 지난해에 이어 2년째 벌어지는 보육 현장에서의 혼란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목적예비비 우회 지원은 올해 예산안을 확정 지을 때 나왔던 방식과 같다. 누리과정 예산을 누가 낼 것인가를 두고 중앙 정부와 시도교육청이 갈등을 겪는 상황에서 우회 지원만으로 예산 지원 주체를 결정할 시기를 미루는 것이다.


지난해에도 올해 누리과정 예산으로 5064억원을 목적예비비로 우회 지원해 교육부가 일정 비율에 따라 시도교육청에 배분했다. 추가로 필요한 누리과정 예산은 각 시도교육청과 시도에서 추가경정예산 등을 통해 메웠다. 결국 내년에 또 다시 누리과정 예산을 둘러싸고 중앙 정부와 시도교육청간의 줄다리기가 반복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이번 예산안 통과 과정에서 정부와 여당은 내년에 재정 상황이 개선되므로 예산반영에 어려움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목적예비비 규모도 2000억원 가량 줄였다.


이번 예산안에 대해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미편성 입장을 고수하기로 했다. 시도교육청들은 그동안 누리과정 총 소요 예산 4조원 중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인 2조원만이라도 중앙정부에서 편성해야한다고 입장을 밝혀왔다. 박재성 협의회 사무국장은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것에 대해 유감스럽다"며 "3000억원으로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기존 입장이었던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편성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시도에서도 정부가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만큼 유치원 편성분도 삭감한다는 방침을 유지하기로 했다. 김문수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은 "부채 규모가 크고, 누리과정으로 인한 초중고교 교육 피해가 심각해 더 이상은 누리과정 예산 유지가 어렵다"며 "(2일 발표한) 서울시교육청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편성분도 삭감한다는 방침에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예산 갈등의 불씨가 남은 만큼 보육 현장의 혼란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영유아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누리과정 예산 편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어린이집 대신 유치원으로 몰리고 있다. 지난 2일 추첨식이 열린 서울 국ㆍ공립유치원에서는 자녀를 입학시키기 위한 학부모들의 표정에 희비가 엇갈렸다. 로또라 불릴만큼 치열한 유치원 추첨 현장에서 일부 학부모는 눈물을 흘리거나 유치원 관계자에게 화를 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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