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예정된 주파수 경매
SKT, KT, LGU+ '2.1㎓ 광대역'에 눈치 싸움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내년 4월 말로 예정된 주파수 경매의 관전포인트는 2.1기가헤르츠(㎓) 대역에서 이동통신3사 중 누가 LTE 광대역을 이룰 수 있느냐이다.
광대역은 주파수 40메가헤르츠(㎒)폭 이상을 의미한다. 투자 대비 효율성이 높고 협대혁(20㎒폭)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두 배 빨라서 이통사들이 선호한다.
SK텔레콤과 KT의 2.1㎓ 주파수 사용 기간이 끝나는 내년 12월 이후를 기준으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모두 2.1㎓ 대역 LTE 주파수로 20㎒폭을 가지게 된다.
이 대역에서 경매 매물로 나온 20㎒폭을 누가 낙찰 받느냐에 따라 황금주파수인 2.1㎓ 대역에서 40㎒폭의 LTE 광대역을 이룰 수 있기 때문에, 이통3사 모두 여기에 '올인'할 가능성이 높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이어 특히 KT까지 경매 참여 의사를 밝히며, 이동통신업계에서는 2.1㎓ 대역의 20㎒폭 가격이 1조원 이상 치솟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 SKT "재탈환이냐, 신규투자냐" 저울질
경매에 나오는 블록은 원래 SK텔레콤이 현재 LTE용도로 쓰는 대역이다. 이 블록 덕분에 지금까지 SK텔레콤은 2.1㎓에서 LTE 광대역 서비스를 했다. SK텔레콤은 올해만 8500억원을 2.1㎓에 투자했다.
SK텔레콤이 이 블록을 경쟁사에 빼앗긴다면 1.8㎓·2.1㎓에서 각각 보유한 두개의 광대역이 하나로 줄어들게 된다. SK텔레콤은 이 블록을 탈환해야 차질없이 LTE 광대역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다.
문제는 경매가다. KT나 LG유플러스가 경매가만 천정부지로 올리고 빠지는 전략을 쓰면 SK텔레콤은 '승자의 저주'에 빠지게 된다.
SK텔레콤의 '플랜B'는 경매로 나오는 다른 광대역 주파수(700㎒(40㎒폭), 2.6㎓ 또는 2.5㎓(40㎒폭))를 노리는 것이다. 700㎒나 2.5㎓는 세계적으로 LTE 주파수로 통용이 안돼 효용가치가 크지 않다는 게 문제다.
SK텔레콤은 2.6㎓가 매물로 나올 경우 '2.1㎓의 20㎒폭을 탈환하는데 드는 경매 비용'과 '2.6㎓를 할당받아 신규투자 하는 비용'을 비교해 부담이 덜 되는 쪽을 선택할 확률이 높다.
◇ LGU+ "투자비용 아껴야, 2.1㎓에 올인"
LG유플러스는 2.1㎓ 광대역에 모든 것을 걸 태세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013년 경매에서 2.6㎓의 40㎒ 폭을 받아 신규투자를 하는데 1조원 이상을 쓰며 '맨땅에 헤딩'한 경험이 있다.
이번만큼은 2.1㎓ 20㎒폭을 낙찰 받아 기존에 2.1㎓에서 가진 20㎒폭과 붙여 LTE 광대역을 이뤄 투자비용을 절약하겠다는 게 LG유플러스의 속내다.
이렇게 블록을 붙일 경우, 이미 2.1㎓에 설치된 기지국은 최대 40㎒폭까지 주파수를 수용할 수 있어 신규 투자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는 게 LG유플러스 설명이다.
◇ KT "우리도 2.1㎓ 입찰 참여"
KT도 LG유플러스나 SK텔레콤과 마찬가지로 2.1㎓ 20㎒폭을 가지고 있어 광대역 기회가 주어지며 입찰 참여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경매로 나온 블록은 SK텔레콤이 LTE 용도로 쓰는 폭으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사이에 끼어 있다. 그러나 KT도 입찰에 참여할 수 있으며 낙찰 받으면 KT가 LTE용으로 쓰는 블록 옆으로 20㎒폭만큼 위치를 옮겨 KT가 LTE 광대역 서비스를 할 수 있다.
KT에게 700㎒ 매물도 관심사다. 700㎒대역은 재난망 시범사업자로 선정된 KT가 쓰는 국가재난안전통신망 주파수 대역과 붙어있기 때문이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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