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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의회주의자 YS'와 국회 제 역할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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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국회가 제 역할을 못한다는 것에 크게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듯하다. 그래서 국회에 대한 비판도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 국회에 대한 비난 공세는 유난히 맹렬하다. 특히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과 각료들이 국회를 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 등 시급한 현안들이 국회에서 제대로 처리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성토라는 점에서 많은 이들이 그에 공감한다. 그러나 어투에서나 내용에서나 국회를 경시하는 태도로까지 보이는 질타가 과연 문제의 개선에 얼마나 도움이 될 것인지는 의문이다.


국회 스스로의 각성과 분발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하지만 행정-입법 간의 상호 존중과 자기절제가 또한 필요하다.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열리는 오늘 고인이 추구했던 '의회주의'의 구현을 위한 과제가 무엇인지 자문부터 해 볼 일이다.

최근 국회에 대한 규탄, 특히 야당을 향한 공격은 박근혜 대통령이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비판이 잦을 뿐더러 수위도 매우 높다. "직무유기" "립서비스만 한다" "위선" 등 거친 말들을 주저하지 않고 퍼붓고 있다. 그 자신이 현직 의원을 겸하고 있는 최경환 경제부총리도 어제 "국회가 허송세월이다"며 국회 때리기에 가세했다. 이 같은 비판들은 한중 FTA 연내 발효를 위한 비준시한이 오늘이지만 처리가 불투명한 상황, 경제활성화 관련 법 등에 대한 논의가 지지부진한 형편에서 답답함의 토로로 볼 수도 있다.


이 같은 현실은 무엇보다 국회 스스로가 자초한 것이다. 19대 국회 내내 현안들을 제때, 내실 있게 처리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비효율과 무책임에 대한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한편으로 국회를 국회답게 만드는 것은 국회만의 몫이 아니다. 국회의 위상이나 국회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정치'의 속성에 대한 이해, 행정과 입법이 갈등하고 협력하면서 상대를 견인하는 권력분립 원리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행정부 최고위 인사들이 격앙된 언사를 자주 표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특히 대통령의 발언은 자신과 행정부를 국회에 대해 우월적 지위에 놓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낳게 한다.


오늘 고 김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다. 영결식 장소를 이곳으로 정한 것에서도 '의회주의자 YS'를 기리려는 의미가 보인다. 고인의 의회주의의 성취는 물론 의회주의를 좌절케 했던 것에서도 '국회다운 국회' 만들기는 공동의 책무임을 다 함께 되새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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