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日派 한상룡 건축…역대 조선총독·권력자 연회 갖던 대표적 근대한옥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윤보선 가옥(사적 438호)'과 더불어 북촌의 대표적 근대한옥인 '백인제 가옥(서울시 민속문화재 22호)'이 시민에게 개방된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종로구 북촌로7길 소재 백인제 가옥을 '역사가옥박물관'으로 조성해 18일부터 시민에게 개방한다고 밝혔다.
백인제 가옥은 지난 1913년 친일파였던 한상룡(당시 한성은행 전무)이 2460㎡의 대지 위에 전통방식과 일본양식을 접목해 지은 근대 한옥이다. 당시 새로운 목재로 각광받았던 압록강 흑송(黑松)이 건축자재로 사용되는 등 최고급으로 건설된 이 가옥에선 역대 조선총독, 미국의 석유왕 록펠러 2세(John D. Rockefeller·1874~1960)이 연회를 즐기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 가옥은 1944년 백병원의 창립자인 백인제 박사(1898~?)에게 소유권이 넘어갔고, 2009년 서울시에 매입돼 현재에 이른다.
역사가옥박물관으로 새 단장한 백인제 가옥에는 조선의 전통 목가구, 당시 유행한 축음기 등 서양문물과 수입 중국가구 등이 전시된다. 또 마지막 거주자인 백 박사와 관련된 사진, 의학, 골동품 자료 30여점도 추가로 전시된다.
백인제 가옥 역사가옥박물관 관람료는 무료며, 관람시간은 평일·주말 오전 10시부터 오후 17시까지다. 가이드 투어(소요시간 50분, 1일 4회)를 원하는 시민은 시 공공예약시스템(http://yeyak.seoul.go.kr)에서 사전신청하면 된다. 단, 공휴일을 제외한 매주 월요일과 1월1일은 휴관한다.
강홍빈 서울역사박물관장은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백인제 가옥은 건축 규모나 역사적 가치 면에서 윤보선 가옥과 함께 북촌을 대표하는 근대 한옥"이라며 "수많은 국내외 관광객이 몰려드는 북촌이지만 자유롭게 둘러볼만한 대형 한옥이 희소한 상황에서 백인제 가옥이 북촌을 대표하는 새로운 관광명소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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