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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친화 기업 '시세이도'의 변심…'불매운동'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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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택 당연하게 여겨선 안돼" vs "여성용 화장품 기업이 여성 홀대"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시세이도(資生堂) 쇼크'.


아시아의 대표적인 여성 친화기업으로 꼽힌 시세이도의 '변심'을 접한 일본 사회가 시끄럽다. 시세이도는 1991년 여성 육아를 위해 2시간 단축근무를 도입하고, 직원 1명당 최장 5년의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일본 워킹맘들의 '꿈의 직장'으로 자리잡은 회사다.

◆육아 중에도 야간·주말근무 = 시세이도의 변화는 지난해 봄부터 시작됐다. 시세이도 본사는 전국 매장에서 접객·판매를 담당하는 미용부원(BC) 1만명을 대상으로 육아 중에도 야간당직이나 주말근무를 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동안 여성 직원 중 어린 자녀를 둔 여성은 단축근무제를 활용해 오후 5시께 귀가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전국에서 이 제도를 활용중인 직원은 1200명에 달한다.


하지만 단축근무로 빠진 여성의 일을 남은 직원들이 도맡으면서 불평의 목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BC 부문의 세키네 치카코(?根近子) 상무는 "바쁜 저녁시간임에도 동료에게 감사의 말도 없이 돌아가는 등, 육아중인 직원들이 기득권화하면서 마찰이 빚어졌다"며 제도를 변경한 이유를 밝혔다.

시세이도의 이 제도는 지난 6월 처음으로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보도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회사를 개혁한 사례로 소개돼 반향이 크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 9일 공영방송인 NHK가 '시세이도 쇼크'라는 제목으로 제도 변화의 뒷이야기를 자세하게 전하면서 파문이 확산됐다.


◆회사 매출 하락 해결하려 여성근무 늘려 = NHK에 따르면 1991년 도입된 단축근무제를 실제로 활용하는 매장 여직원은 거의 없었다. 그러다 2007년 회사 차원에서 사용을 권장하면서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문제는 같은 시기 일본 내 시세이도의 매출이 약 1000억엔 감소한 것이다. 시세이도는 경쟁격화·인터넷 판매 대응 지연뿐만 아니라 매장에 BC가 없는 것도 매출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가장 사람이 몰릴 저녁시간에 매장에 사람이 부족해지면서, 매출 기회를 놓치는 결과로 이어졌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육아를 하지 않는 나머지 직원들도 "불공평하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결국 시세이도는 제도 변경에 나서기로 했다. 본격적인 변화가 시작되기 전인 2013년, 인사부가 DVD를 제작해 직원들에게 배포했다. 이 DVD에는 한 임원이 등장해 "권리(단축근무제)만을 주장하려면 나가라"고 강력하게 경고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어 한 달에 야근 10일, 토·일요일 총 8일 중 2일을 기본으로 회사의 요구에 유연하게 응해 달라고 요구했다. 매일 오후 5시에 퇴근해 육아 여유를 가졌던 워킹맘들에게는 다소 아쉽게 느껴지는 변화다.


◆인터넷 찬반여론 갈려…불매운동 목소리도 = 시세이도의 변화에 대해 온라인에서는 반대 목소리가 높다. 미야모토 토오루 공산당 중의원은 트위터에서 "육아 시간을 조금이라도 확보하기 위해서 단축근무제가 도입된 것"이라며 "야근을 강요하는 제도의 취지를 이해할 수 없다"고 의견을 밝혔다. 일부 여성들 사이에서는 "불매운동을 벌이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기업의 매출이 정상화돼야 직원들도 복지혜택을 지속적으로 누릴 수 있는 만큼, 시세이도를 비난만 할 수는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NHK는 전문가의 의견을 인용, 향후 많은 기업들이 시세이도와 같은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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