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전국 142개 지방공사ㆍ공단(지방공기업) 중 대부분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서울메트로, 서울도시철도공사, 부산교통공사 등 지하철 3사는 나란히 임금피크제 도입을 놓고 노사간 진통을 겪고 있다.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13일 현재 전국 지방공기업 142곳 중 98%인 139곳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로 노ㆍ사 합의한 상태다. 이에 행자부는 내년 142개 지방공기업에서 모두 1010명을 추가 채용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민들의 발인 철도교통 사업자 3곳에서는 임금피크제 도입이 지연되고 있다. 노조의 반발이 큰 때문이다. 서울지하철노동조합은 서울도시철도공사노조ㆍ부산지하철노조와 함께 임금피크제 도입에 반발하며 오는 20일~23일 파업 찬ㆍ반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 노사간 교섭에 나섰다가 결렬된 바 있다.
이호영 서울지하철노조 선전홍보부장은 "원칙적으로 임금피크제에 반대하고 있지만, 협상의 여지를 열어두려면 정년을 연장하는 방안이나 재고용을 통해 소득기회를 보장하는 방안 등이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도 정부는 이같은 대안에 대해서도 허용하지 않는 것은 물론, 연말까지 제도를 도입하지 않으면 성과급이나 총인건비인상률을 제한하겠다고 하는 등 교섭을 꼬이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규모가 큰 지방공기업에서 임금피크제 도입이 지연될 경우 정부가 추진하는 1010개 신규채용 일자리는 '반쪽'이 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목표 채용인원 중 도시철도 분야의 일자리만 706개에 달하는 데다, 이중에서도 반발 중인 지하철 3사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서울메트로 노사가 어떤 방식으로든 임금피크제 도입에 합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가 연말까지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지 않을 경우 해당 지방공기업은 경영평가에서 감점을 받고 내년 총인건비도 동결되는 불이익을 받아들여야 해서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정부에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지 않을 경우 여러 페널티를 주겠다고 한 만큼 노사간 시급하게 합의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지속적으로 노조를 설득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