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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한미약품 쾌거, 연구ㆍ혁신ㆍ도전의 결실

시계아이콘01분 11초 소요

한미약품의 연이은 대규모 신약 기술 수출 발표가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지난주에 국내 제약업계 사상 최대인 5조원대 기술 수출에 성공했다고 해서 탄성을 자아내게 하더니 나흘 만인 어제 또 글로벌 제약업체 얀센에 약 1조원 규모의 비만ㆍ당뇨 신약 관련 기술을 수출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과 7월 항암제와 폐암치료제 기술을 수출한 것까지 포함하면 올해 4차례 빅딜에서 따낸 계약금액만 7조4000억원에 달한다.


한미약품이 전하는 낭보는 한 기업의 경사를 넘어 바이오 산업을 차세대 유망산업으로 삼고 있는 국내 기업들에 상당한 자신감을 불어넣는 희소식이다. 아직도 세계수준과 꽤 거리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우리 제약사들도 세계시장에 통하는 신약(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 보였다. 또한 제약과 같은 고부가가치 산업의 위력을 새삼 확인시켰다. 한국 경제가 나아갈 방향과 활로가 어디에 있는지를 제시해 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건 '뿌린 대로 거둔다'는 이치를 되새기는 것이다. 한미약품의 쾌거에 대해 '잭팟'이니 '대박'이니 하는데, 이는 마치 행운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에서 옳지 않은 표현이다. 한미약품의 잇단 결실은 무엇보다 지난 10여년간의 꾸준한 연구개발(R&D) 투자가 보상을 받은 것이다. 특히 2010년 창사 이래 첫 적자에 회사 내외부에서 R&D 투자를 줄여야 한다고 했을 때도 흔들리지 않았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비용감축 등을 내세워 연구인력을 대거 현업에 배치하는 일부 대기업들이 곱씹어 봐야 할 점이다.


또 하나 눈여겨봐야 할 것은 R&D에서 치밀한 전략의 중요성이다. 신약을 만들면 엄청난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비용이 천문학적이고 실패할 확률도 높은 상황에서 한미약품의 R&D 투자는 자신에 맞는 최적의 전략을 찾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즉 신약개발이 아니라 기존의 약의 효능을 크게 개선하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 기존의 약이나 물질의 약효 지속 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원천기술의 개발과 적용에 집중함으로써 신약개발 못잖은 부가가치를 창출한 것이다.

한미약품이 이 같은 기반 기술을 확보하게 된 데에는 미답(未踏)의 영역에 과감히 도전하는 개척정신도 있었다. 한미약품은 그동안 국내 첫 개량신약 등 '국내 제약사 최초'라는 기록을 여럿 썼다고 한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면서 겪은 성공과 시행착오의 경험들이 회사의 역량으로 축적된 것이다. 연구와 혁신과 도전이 새로운 문을 여는 열쇠가 되는 건 비단 제약업뿐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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