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3분기 영업익 전년동기 대비 -36%…8분기 연속 역신장
백화점·마트 매출 부진…해외 실적 악화가 결정적
경영권 분쟁 종료 이후 의미있는 실적 개선 나올 듯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롯데그룹 오너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롯데쇼핑이 3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편의점을 제외하고 백화점, 대형마트의 실적이 부진한데다 해외 사업의 적자 폭 확대가 결정적이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의미있는 개선은 어렵다는 전망을 내놨다. 본연의 경쟁력 회복으로 이익이 의미 있게 증가하는 시기는 경영권 분쟁 종료 이후로 판단했다.
롯데쇼핑의 올 3분기 연결기준 총매출액 및 영업이익은 각각 7조7200억원, 1905억원으로 전년동기 각각 7%, -36%를 기록,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다.
실적 부진의 주 원인은 국내 백화점 사업과 대형할인점 사업, 해외 유통사업이었다. 백화점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영향에서 벗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2분기와 유사한 수준에 그쳤으며, 해외 백화점 적자폭은 2분기 수준이 지속됐다. 국내 마트는 2분기와 달리 영업손익이 개선됐지만, 해외 마트는 폐점 관련 비용이 반영되며 적자폭이 확대됐다.
지배주주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99.3% 감소한 18억원에 그쳤다. 영업부진에 더해 전년동기 일회성이익, 올해 3분기 외환차손 120억원과 중국 할인점 폐점 관련 처분손실 70억원이 겹쳤기 때문이다.
김근종 현대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의 국내 백화점 및 할인점 사업의 영업이익 합산액은 2011년 1조2500억원에서 2014년 9360억원으로 하락했으며, 2015년에는 6240억원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백화점 및 대형마트 산업은 소비 부진, 합리적 소비성향 증가, 1~2인 가구 증가, 온라인ㆍ모바일쇼핑 시장 성장 등의 영향으로 인해 과거의 실적을 재현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또한 해외사업 적자폭은 당분간 의미있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의 대형마트 산업은 소비둔화, 경쟁심화, 온라인ㆍ모바일쇼핑 성장, 인건비 및 임대료 상승으로 인한 비용 증가 등의 요인으로 인해 구조적인 침체기에 진입했다고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국내 백화점 사업은 전반적인 소비침체 영향을 1위 사업자로서 피해갈 수 없는 상황이며, 대형 할인점 사업은 저마진 정책이 총매출액 증가로 이어지는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해외 유통사업은 중국 유통산업의 구조적인 침체로 인해 당분간 실적 개선을 도모하기 어렵다고 봤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이 2분기에 이어 크게 부진하면서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한 단계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계절적 요인도 있지만 영업이익이 2분기와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는 점은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4분기는 백화점의 계절적 성수기인 점과 전년동기 낮은 베이스를 감안할 때 전년동기와 유사한 수준의 영업이익은 가능할 것으로 추정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도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기존점 성장률이 경쟁사 대비 낮은 것으로 집계되며 전반적으로 효율이 낮게 나타났다"며 "중국 할인마트 사업의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영업적자가 줄지 않는 점이 실적 개선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 연구원은 "현재 진행 중인 경영권 분쟁이 예상보다 길어질 경우 장기적으로 롯데쇼핑의 경쟁력이 크게 약화될 수 있다"면서도 "롯데쇼핑이 총수일가의 개혁 방향과 속도에 따라 구조적 비효율성의 개선의 여지가 많아 장기적으로 주가와 실적 저점은 올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3분기까지 여덟분기 연속으로 전년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역신장하고 있다"며 "4분기 이후 점진적 실적 회복, 그룹 지배구도 변동이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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