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브라질 제철소 차질…"고로 화입 연기"

"인프라 구축 지연, 철강 시황 등 고려"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동국제강이 추진하고 있는 브라질CSP 제철소의 고로 가동 시점이 내년 2분기로 연기됐다.

동국제강은 4일 포스코, 발레(VALE) 합작사인 CSP가 최근 고로 화입 시점을 내년 2분기로 변경하고 이를 브라질경제사회개발은행(BNDES) 등 CSP 대주단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CSP는 당초 브라질 제철소를 올 12월 말 시운전 할 예정이었다.

CSP는 브라질 북동부 쎄아라주에 연산 300만톤 규모의 고로 제철소를 그린필드 방식(인프라부터 공장까지 투자)으로 짓고 있다. 이는 총 54억6000만 달러가 투입되는 브라질 북동부지역 최대 외자유치 사업이다.

포스코건설이 시공을 맡아 2012년 첫 삽을 뜬 제철소 건설은 올 10월 말 기준 종합공정률이 95.7%다. 이는 12월 말 고로 화입을 목표로 하는 당초 계획 대비 평균 3.7%포인트 가량 뒤처져 있는 수치다.

동국제강은 공사 현장에서의 노동 환경과 행정 절차 등이 당초 계획과 달라 지연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우선 브라질 주정부가 건설을 약속한 철광석 하역 시스템이나 슬래브 운송 도로, 교량 건설 등 인프라 건설이 계획 대비 10% 이상 뒤쳐져 있다. 최소 3개월 이상의 추가 공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CSP는 뒤쳐진 건설 공정을 따라잡기 위해 자원을 추가 투입하고 조업을 단축하는 방안도 고려했으나 현실적으로 인프라 완공 없이는 공장을 정상 가동할 수 없어 고로 가동 연기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또한 최근 세계 철강 시황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점 등 CSP의 안정성과 수익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화입 시점을 조정했다.

동국제강은 "최근 후판사업 구조조정 등을 진행한 만큼 양적인 측면에서의 원자재(슬래브) 조달보다는 질적인 측면에서의 조달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CSP 가동을 서두르기 보다 조업 안정성을 높여 고품질의 슬래브를 생산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