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경필]
고흥 발포 청렴일화비 제막…청렴 문구 새긴 박석 1580개 조성
윗사람의 사사로운 오동나무 절취를 거부했던 충무공 이순신의 ‘발포진 오동나무’ 일화가 고흥군에 의해 청렴의 상징으로 부활했다.
고흥군은 1일 도화면 발포 충무사 앞 ‘오동나무 청렴박석광장’에서 박석(얇고 넓적하게 뜬 돌) 신청 국민과 군민, 공무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발포만호 이순신 오동나무 청렴일화비 제막식’을 개최했다.
청렴박석광장 조성 기념식과 함께 개최된 청렴일화비 제막식은 1부 행사로 고흥군 전속예술단의 모듬북 식전공연, 청렴일화비 제막, 임진왜란 당시를 그대로 재연한 조총 발사 시연에 이어 ‘오동나무 청렴 일화’ 연극이 공연돼 이순신 장군의 공인정신을 되새기는 자리가 됐다.
2부 행사에서는 중요무형문화재 50호로 2009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도 등재된 ’영산재 의식’이 무대에 올라 고흥의 안녕과 번영을 빌고 이순신 장군과 흥양수군을 비롯한 호국영령의 혼을 달랬다.
새로 조성된 오동나무 청렴박석광장은 이순신 장군이 발포만호 재임 때 직속상관이었던 전라좌수사 성박이 거문고를 만들기 위해 오동나무를 베어가려 하자 “이 나무는 관청의 재물로, 누구도 함부로 베어 갈 수 없다”고 한 역사적으로 유명한 청렴 일화를 배경으로 한 것이다.
고흥군은 이곳에 2014년부터 진행해온 ‘고흥역사 바로세우기’의 일환으로 올 6월부터 전 국민을 대상으로 분양해 청렴문구를 새긴 1580개의 박석을 포함한 총 6237개의 바닥돌로 장식된 청렴광장을 조성하고 이곳에 오동나무 청렴일화비를 건립했다. 주변에 오동나무도 다시 심었다.
청렴광장과 일화비가 들어선 오동나무터는 이순신 장군의 청렴정신을 고스란히 이어받아 외부용역 없이 직원들의 수수한 아이디어와 국민들이 신청한 박석비용을 포함해 검소하고 소박하게 조성됐다.
박병종 군수는 제막사에서 “역사는 흘러간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여는 창이라고 인식하고 우리 역사를 현재의 문화로 되살리는 일을 추진해 왔다”며 “계속해서 청렴박석을 추가 분양해 이곳을 대한민국 대표 청렴교육의 장으로 만들고, 내년부터는 전국 각 기관으로부터 추천받은 공직자를 대상으로 하는 ‘오동나무 청렴대상’을 시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경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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