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 김정은 정권이 붕괴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김정은 정권의 '수령 체제'가 한계에 달해 중추 세력의 변화가 불가피하며 이러한 과정이 결국에는 정권 붕괴된다는 것이다.
켄 가우스 미 해군연구소(CNA) 켄 가우스 박사는 30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내셔널프레스빌딩에서 열린 자신의 저서 '북한의 하우스 오브 카드-김정은 체제 하에서의 리더십의 역학' 출간 기념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북한 리더십 전문가인 가우스 박사는 "향후 2∼5년은 북한 정권에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며 "김정은은 이 시기에 그의 권력을 공고화할 필요가 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면 정권 내에서 어떤 상황이 발생할 것이고 그 문턱을 넘어서게 되면 권력의 공고화는 점점 더 어려워진다"고 예측했다.
국회 국회 정보위원회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이철우ㆍ새정치민주연합 신경민 의원도 20일 국정원 국정감사에서 "김정은이 최근 '지도자 4년 차는 힘들다. 아버지가 죽기 전에 지도자 생활이 얼마나 힘든지 알게 될 거라고 했는데 이제야 아버지 말씀이 이해가 된다'는 말을 했다. 김정은이 많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해 가우스 박사와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특히 가우스 박사는 "물론 그것은 장기간에 걸친 연쇄적인 과정으로, 결국 그 과정의 어느 지점에서 정권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그러한 과정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난 2월 김진하 통일연구원 국제전략연구센터 소장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와 통일연구원이 공동주최한 '2015 남북관계 전문가 토론회' 발제에서 "현재 북한은 김정은 승계 이후 엘리트권력 집단 간 세력균형과 수령제의 유습, 그리고 특권분배로 체제가 유지되고 있다"며 "체제 안정성 위협 요인의 증대로 돌발사태 가능성이 상승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북한 체제 위협 요인으로 ▲특권 및 이권 분배를 제도적으로 조율할 기제의 미비 ▲지도자의 자질 문제 ▲핵무기 개발정책 및 모험적 군사주의가 초래한 국제적 봉쇄 ▲비사회주의 외래 사조 및 정보 유입 ▲빈번하고 잔혹한 숙청이 초래한 체제 증오 증대 등을 꼽았다. 최근 북한에서 체제 안정성을 위협하는 요인이 늘어나 돌발사태 발발과 이에 따른 무정부 상태가 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군은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한 작전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바로 '작계 5015'이다. '작계 5015'는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한 '작계 5029', 전면전에 대비한 '작계 5027', 국지도발에 대응한 평시작계를 통합한 것으로 북한의 핵ㆍ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사이버전, 생화학전에 대비한 계획을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작전계획 5029는 아직 추상적인 '개념계획'이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 만들어졌다가 참여정부 때인 2005년 작전계획으로 수립하려다 청와대의 반대로 중단됐다. 이후 이명박 정부 때 작전계획 수준으로 구체화됐다. 작전계획 5029는 북한의 급변사태를 ▲핵과 미사일,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의 유출 ▲북한의 정권교체 ▲쿠데타 등에 의한 내전 상황 ▲북한 내 한국인 인질사태 ▲대규모 주민 탈북사태 ▲대규모 자연재해 등 6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한미는 '작계 5015'를 올해 안에 마무지 짓기로 했다. 특히 북한이 지난달 20일 6.25전쟁이후 여덟번째 준전시상태를 선포하며 새로운 전술이 드러남에 따라 대응책도 포함할 예정이다. 북한의 비대칭전력이 바뀌어 온 만큼 북한의 전력을 새로 적용해 '작계 5015'를 완성시키겠다는 것이다. '작계 5015'에는 합동요격지점(JDPI)도 새로 선정했다. 한미는 지난해부터 '생물학무기 진원지'를 포함한 JDPI 700여개를 새로 선정하고 검증도 마친 상태다. JDPI는 그동안 한미가 훈련을 통해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세균보관시설외에도 세균을 싣은 미사일을 발사 할 수 있는 이동수단도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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