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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시장 급랭…기업 자금조달 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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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순상환액 8491억원으로 급증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기업들이 자금 조달에 애를 먹고 있다. 이에 따라 만기가 돌아온 회사채를 차환하지 않고 보유 현금 및 은행 대출 등으로 갚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날까지 금융채ㆍ특수채를 제외한 일반 회사채 순상환액은 8491억원에 달했다. 지난달 3326억원에서 2.6배 증가한 규모다.

지난 6월만 해도 회사채 상환액보다 발행액이 많아 2조6964억원 순발행을 기록했다. 그러나 7월 대우조선해양과 8월 BNK캐피탈 사태가 터지면서 투심이 얼어붙자 지난달부터 순상환으로 전환됐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분기에만 3조1000억원의 대규모 손실을 내면서 신용등급이 지난해 말 'A+'에서 지난 7월말 'BBB0'로 떨어졌다. 3분기에도 1조원 가량의 추가 손실이 예상되면서 추가하락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BNK캐피탈의 경우 렌털업체인 한일월드에서 인수한 540억원 규모의 채권을 회수할 가능성이 줄어들면서 부실 논란이 불거져 투자자들의 불신을 키웠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기업 실적 부진과 신용등급 하락 우려, 금리 관망세 등으로 회사채 발행이 위축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회사채 순상환 규모가 커지는 것은 그만큼 회사채 발행 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의미다. 신규 발행은 물론 차환 발행도 위축되고 있는 것이다.


신용등급 AA 이상 우량 기업들도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발행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 AA 이상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규모는 지난 7월 3조1750억원에서 지난달 1조8600억원으로 두달 새 1조3150억원 줄었다.


지난 1분기만 해도 1%대에 불과했던 회사채 미매각률(기관투자가들이 사지 않은 비율)이 3분기 8%대로 올랐다. 이달 들어서는 20%대까지 뛰었다. A0급 미매각률은 지난달 30%를 넘어서며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한 대신F&I(A+)는 2000억원어치를 발행했는데 이를 산 기관이 전무했다. 한솔제지(A0)도 500억원 발행에 과반인 280억원이 기관의 외면을 받았다.


특히 연말까지 11조4994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와 앞으로 순상환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의 자금 부담은 그만큼 커진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사태 이후 시장의 불신이 극에 달해 우량 등급 기업도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정해진 물량을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다"며 "신용등급도 하향 평준화되면서 회사채 수급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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