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올 3분기 1조원대의 추가 손실이 예상되는 대우조선해양이 유동성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비핵심 자산 매각부터 인원 감축까지,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동원하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두산엔진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하기 위해 수요예측에 나섰다. 당초 주가가 좀 더 오를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방침이었으나 유동성 부족이 심화되면서 결국 매각 수순을 밟은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은 2000년 93억5000만원을 들여 두산엔진 주식 560만주(8.06%)를 매입했다. 이번 매각이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로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우조선해양은 매각을 통해 22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올 1분기 장부가격은 400억원 가량이었다.
본사 건물 매각에 앞서 담보대출을 받기로 한 것도 현금 확보 시점을 앞당기기 위한 조치다. 대우조선해양은 당초 매각 후 재임대(세일 앤 리스백)를 통해 본사를 매각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매각까지는 시일이 걸린다는 것을 감안해 매각 전 담보대출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기로 했다. 새로운 주인을 찾으면 다시 세일 앤 리스백 방식으로 선회하기로 했다.
인력 구조조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번 주까지 근속연수 20년 이상의 부장급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다. 부장급 20~30%를 줄일 계획으로 희망퇴직으로 예상치를 메우지 못할 경우 나이 혹은 고과에 따라 권고사직도 병행할 계획이다. 이 외에 화인베스틸 보유 지분 200만주 전량 처분으로 65억원을 확보했고 자회사인 에프엘씨도 최근 매각을 완료했다.
마른 수건을 쥐어짜듯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지만 이들 만으로는 유동성을 메우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들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금액은 올 3분기 예상되는 손실 규모 1조원에도 크게 못 미친다. 인력 감축은 퇴직금 등을 고려하면 단기적으로는 오히려 손해다. 여기에 선박 건조 대금과 직원 월급, 협력사 결제대금 등 정기적으로 나가는 자금도 마련해야한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채권단의 추가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최대한 빨리 지원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대우조선해양 채권단은 이르면 오는 22일 실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실사를 통해 드러난 대우조선해양 부실 규모와 기간별 부족한 유동성 규모, 지원 방안 등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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