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 연구결과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과도한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단백질 집합체를 분해하는 '마치5' 단백질이 새롭게 발굴됐다.
인체는 외부의 바이러스 침입에 대해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선천성 면역반응체계를 지닌다. 침입한 바이러스의 유전자(RNA 또는 DNA)를 인지한 세포가 면역 물질인 인터페론과 싸이토카인을 즉각적으로 생산해 분비함으로써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한다. 이때 미토콘드리아 외막에 존재하는 마브스(MAVS:Mitochondrial AntiViral Signaling)는 인터페론과 싸이토카인의 생산을 촉진하는 중요한 매개 단백질이다.
마브스 단백질이 계속 활성화돼 인터페론과 싸이토카인의 생산이 지나치게 증가하면 오히려 우리 몸의 세포를 공격해 다양한 병리학적 이상과 면역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우리 몸에서는 바이러스 침입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면서도 이를 적절히 조절하는 작용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마치5' 단백질 결핍 쥐에서는 RNA바이러스(예 인플루엔자바이러스) 감염시 정상 쥐에서보다 인터페론과 싸이토카인 생성이 현저히 증가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즉 정상 쥐에서 마치5 단백질은 인터페론과 싸이토카인의 과도한 생성을 억제하고 있었다.
RNA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마브스 단백질은 집합체(aggregate)를 형성하며 활성화되고 이는 인터페론과 싸이토카인 생산을 위한 강력한 신호로 작용한다. 연구팀은 미토콘드리아 외막에 존재하는 마치5 단백질이 활성화된 마브스 집합체만을 특이적으로 인지하고 이 단백질의 분해를 촉진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바이러스 감염에 대응하는 생체의 선천면역 반응체계에 있어 마치5가 새로운 조절단백질임을 처음으로 규명한 것이다. 마치5 단백질은 마브스 집합체만을 특이적으로 인지하는 최초의 조절자이다. 바이러스 감염시 인터페론과 사이토카인이 생성돼 바이러스 침입에 대응하면서도 과도한 생성은 억제하는 타이머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아주대 조혜성 교수와 충남대 이종수 교수 공동 연구팀이 이번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결과는 생명과학분야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 8월 6일(논문명 : The mitochondrial ubiquitin ligase MARCH5 resolves MAVS aggregates during antiviral signaling)자에 실렸다.
조혜성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바이러스 감염에 대응하는 생체 주요단백질(MARCH5)의 새로운 기능을 규명함으로써 인류에 위협이 되고 있는 신종, 변종 바이러스 감염병의 대응을 위한 연구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자가면역질환의 원인 규명과 치료를 위한 연구에도 공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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