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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아웃 삼안, 또 매각 무산…모기업 '몽니'에 채권단 '나 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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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아웃 삼안, 또 매각 무산…모기업 '몽니'에 채권단 '나 몰라라' 삼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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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개발의 무리한 조건 제시
"우호 지분 통해 경영권 차지하려는 꼼수"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최동현 기자] 4년째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중인 건설엔지니어링 전문업체 삼안이 모기업의 '몽니'와 채권단의 '나 몰라라식' 태도로 경영 위기에 내몰렸다. 900여명에 달하는 직원들은 실직자로 전락할 처지에 놓였다.

20일 삼안 노동조합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철도 신호제어 시스템 전문업체 대아티아이의 삼안 인수합병 건이 무산됐다. 백종헌 프라임그룹 회장이 삼안 차입금 1200억원에 대한 청구금지 조건을 명시한 각서를 요구하는가 하면 인수합병 계약 당사자인 삼안 대표이사 2명이 지난 8월말 이후 잠적, 협상 자체를 거부해온 탓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지난 3월부터 삼안 인수에 나선 대아티아이가 모기업 프라임 개발의 인수방해와 주채권은행의 소극적 태도에 최근 인수포기 의사를 전달했다"며 "삼안의 경우 조기에 정상적인 기업개선작업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인수합병 무산으로 삼안의 상황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 연말 모기업에 빌려준 1200억원이 대손 처리되면 완전자본잠식에 빠지게 된다. 자본잠식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매각을 통한 신규 자금 유입과 채권단의 출자전환이 필요하다. 연내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면 법정관리행이 불가피하다.


삼안 노조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구태신 삼안 노조위원장은 "대아티아이가 삼안을 인수하기 위한 작업을 모두 마치고 최종 사인을 앞두고 있었지만 프라임개발 측의 터무니없는 조건 제시로 막판에 계약이 불발됐다"며 "이는 우호 지분을 통해 삼안을 다시 차지하려는 꼼수"라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NH농협은행 등 채권단의 태도에도 불만을 토로했다. 구 위원장은 "임기를 3개월 앞둔 채권단 워크아웃 담당자가 대주주측의 매각 방해를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삼안 기업개선약정서 부속서류인 주식처분위임장과 주식포기각서 내용에 따르면 삼안 채무기한의 이익이 상실되거나 삼안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필요할 경우 사전통지나 법적절차 없이 위임받은 주식을 처분 할 수 있다. 더욱이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에 기초해 채권단이 신주의 발행과 감자 등을 통해 기업의 경영 정상화를 꾀할수 있다. 하지만 NH농협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한시법인 기촉법의 특성상 불가능하다"며 이를 거부하고 있다는 게 노조측 주장이다.


업계 전문가들도 채권단에 태도에 의문을 제기했다. S회계법인의 한 회계사는 "산업은행의 사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기업 스스로 자구책을 마련하지 못하는 경우 채권단이 직접 주식 매각, 구조조정 등에 나서게 된다"며 "삼안의 경우 수차례 개선기간을 부여한 점을 감안하면 쉽게 이해가지 않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전일 채권단에 무담보채권액 426억원 전체를 출자전환 요구하고 임직원 유상증자를 통한 기업회생 제안서를 발송했다. 구 위원장은 "삼안 수주의 대부분은 평판을 중요하게 보는 공공기관으로부터 나오는데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타 업체 대비 경쟁력은 크게 악화될 수밖에 없다"며 "이는 곧 회사 문을 닫으라는 소리이며 900명의 직원들에 대한 사형선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삼안의 전체 채무액은 약 478억원으로 NH농협은행 223억원, 우리은행 174억원, IBK기업은행 79억원, 외환은행이 2억원이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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