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계연구원 개발, 기존 20만원대 장비 가격을 2만원대로 낮춰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일체형 질병 진단 장비가 개발됐다. 1시간 이내에 질병 유무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검사 단가를 기존 해외 검사장비(20만 원대)보다 10분의1 이하인 2만 원대로 줄였다.
최근 메르스, 에볼라 등 각종 감염 바이러스의 증가로 질병에 대한 초기 진단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기계연구원(원장 임용택) 의료기계연구실 권오원 박사팀이 비전문가도 현장에서 신속하고 정확하게 질병 유무를 파악할 수 있는 일체형 분자진단 카트리지와 전자동 장비를 개발했다.
분자진단이란 체외진단기술 중의 하나로 유전정보 물질인 핵산(DNA, RNA)을 검출, 분석해 질병을 진단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번에 개발된 일체형 진단 장비는 핵산 추출, 증폭, 검출의 3단계로 진행되는 분자진단 절차를 하나의 카트리지에서 수행할 수 있어 1시간 이내에 질병 감염 유무 및 종류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
인체에서 채취한 혈액이나 소변 등의 시료를 카트리지에 주입하고 장비에 탑재한 후 버튼만 누르면 질병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전자동으로 설계돼 있다. 분자진단 등 체외진단기술에 숙련되지 않은 비전문가도 현장에서 간단하게 진단할 수 있다.
작동 버튼을 누르면 일회용 카트리지에 주입과 밀봉돼 있던 여러 종류의 시약들이 모터 제어를 통해 순차적으로 시료와 혼합돼 약 20여 분 동안 핵산을 추출한다. 추출된 핵산은 장비 하부의 온도제어 모듈에 따라 프로그램화된 과정을 거치면서 증폭하게 되고 실시간으로 광학분석을 통해 시료의 해당 질병 감염 유무를 검출한다.
이번 장비 개발로 감염성 질병 감염 여부를 진단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 대형병원이 있는 도시에서 멀리 떨어져 거주하는 국민들의 감염성 질병 진단도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분자진단 절차의 경우 핵산 추출 1시간, 증폭과 검출 2시간 등 최소 3~4시간이 들어갔는데 이번에 개발된 일체형 진단 장비는 이 절차를 모두 전자동으로 일체화한 만큼 1시간으로 줄일 수 있다.
감염성 질병 진단은 대형병원에서 대형 장비를 통해 이뤄졌기 때문에 도시와 떨어져 거주하는 국민들은 질병의 유무를 파악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번 장비가 상용화되면 각 지역 의료시설에서 직접 검사를 할 수 있어 빠른 질병 진단이 가능해 질 전망이다.
특히 장비에 필요한 부품 수량을 최소화하고 값싼 카트리지 재질을 사용해 검사 단가를 기존 해외 현장 분자진단 장비를 이용했을 때보다 10분의1 이하인 2만원 이내로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장비를 이용한 검사 단가는 20만원 수준이다.
권오원 박사는 "이번 연구는 특정 감염성 질병에 대해 선택적으로 장소에 관계없이 1시간 내에 진단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한 것"이라며 "이 장비를 활용하면 동일한 방식으로 식중독 등 전염병을 유발하는 유해균들의 포함 여부도 파악할 수 있어 식품 분야에서도 폭넓게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미국과 중국 등 해외 특허 2건을 포함해 총 6건의 특허를 등록했고 광분석장비 전문업체와 시약 전문업체 등과 기술이전을 협의 중이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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