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성장, 중국인 관광객 입국자수에 달렸다
중국인 여권 소지율 5% 불과…성장성 여전히 높아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요우커)의 숫자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이전 수준을 회복하면서 한국 면세시장이 다시 왕성한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인 여권 소지비율이 5%에 지나지 않아 구조적인 아웃바운드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내 대기업들이 황금알을 낳는 사업으로 인식, 면세시장에 너도 나도 뛰어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5일 관련업계 및 SK증권에 따르면 중국인의 해외여행수요에 대한 폭발적인 증가가 뒷받침됨에 따라 국내 입국자 수의 기록적인 증가세가 나타났다.
2000년 44만명에 불과했던 입국자수는 한ㆍ중관계 개선 및 중국 경제성장으로 2007년 106만명에 이르렀으며, 가처분소득 증가를 바탕으로 2013년에는 432만명을 기록해 일본인 입국자수를 가볍게 추월했다. 2013~2014 년에는 일본 원전우려 및 반일감정 고조에 따라 쏠림현상이 이어지며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김기영 SK증권 연구원은 "향후, 내국인의 해외여행수요는 10%대 내외의 안정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며 "금융위기나 계절적인 호흡기성질환 전파에 따른 일시적인 쇼크는 수요이연만 시킬뿐 여행수요를 근본적으로 소멸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일본인 입국수요는 엔달러환율에 밀접하며, 상대적으로 크지 못한 객단가 추이를 감안할 때 면세점 성장전망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결국, 면세점 성장전망에 대한 키는 중국인이 갖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아웃바운드 여행시장의 중장기 성장전망이 의미를 갖게 됐다는 얘기다.
이처럼 면세점의 성장이 예상되면서 정부도 서울시내면세점을 추가로 입점시켰다. SK증권에 따르면 서울 3개, 제주 1개 면세점 추가선정으로 영업면적이 40% 가까이 증가할 전망이다.
서울, 부산 등 시내면세점과 인천공항면세점 영업면적은 2만8000여평이며, 4개 신규사업자 추가로 인해 증가하는 영업면적은 1만1000여평이다. 2016년초에는 3만9000여평의 면세점 영업면적으로 인해 이전에 비해 치열한 경쟁구도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연구원은 "서울 시내면세점 입지 중 SM 면세점을 제외한 용산의 HDC 신라와 여의도의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FIT 여행객의 자발적 유입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이트"라며 "인근 상권의 중국인 유입이 어려워 연계효과가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를 감안할 때 확대된 매장면적에도 불구하고 평당 효율은 시내면세점의 50% 내외 수준에 머물 것으로 판단하며, 중국인 인바운드 증가가 뒷받침 돼야 수익성 유지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5월까지 30%대 성장을 이어오던 면세점 매출액이 6월 22%의 역신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7월 이후 역신장폭이 둔화돼 연간으로는 전년대비 2.7% 증가한 8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SK증권은 추정했다.
김 연구원은 2016년에는 원달러환율 1100원대기준으로 내국인 아웃바운드 10% 성장, 중국인 인바운드 30%대 성장, 일본인 인바운드 정체를 가정한 면세점 매출액 규모는 10 조원 수준으로 내다봤다. 또 내년초부터 영업 예정인 HDC신라와 한화의 신규출점효과도 긍정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한편 서울 시내면세점 유치를 위한 대기업들의 2차 전쟁도 시작됐다. 관세청은 지난달 25일 롯데면세점 소공점과 월드타워점,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 신세계 부산 조선호텔면세점 등 총 4개의 시내 면세점 특허 입찰접수를 마감했다.
서울시내 면세점 중 올해 면세점 특허가 만료되는 곳은 롯데면세점 소공점(12월22일)과 월드타워점(12월31일),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11월16일)이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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