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구귀 기자] 한국수출입은행의 부채가 지난 10년간 53조원이나 늘었지만 자기자본은 5조원 늘어난 데 그쳐 건전성이 계속 악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오제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수출입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수출입은행의 부채는 2006년 12조6885억원에서 올해 6월 말 기준 잠정치로 66조6789억원까지 늘어났다. 10년 사이에 부채가 53조9904억원이나 증가 한 것이다. 같은 기간에 자기자본은 4조7599억원에서 9조9435억원으로 5조1836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도 떨어졌다. 2006년 11.9%이던 자기자본비율은 올해 3월 기준으로 10.3%에 그쳤다. 이는 국제금융위기가 몰아친 영향으로 8.7%까지 떨어졌던 2008년 이후 최근 6년 사이에 가장 낮은 수치다.
고정이하 여신(부실채권)의 금액과 비율도 10년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수출입은행이 보유한 부실채권 금액은 2006년 489억원이었지만 올해 7월 말 기준 2조4437억원으로 49배나 늘어났다. 같은 기간 전체 여신 가운데 부실채권의 비중 역시 0.13%에서 2.04%로 크게 확대됐다.
수출입은행이 2011년부터 올해 7월까지 5년간 대출·보증 등 금융지원을 한 기업 가운데 부실이 발생해 법정관리에 들어간 기업은 모두 107곳에 이른다. 부실이 발생했을 때의 여신 잔액은 총 1조3천334억원에 달하며, 확정된 손실액은 508억원이다. 8월 1일까지 회수된 금액은 124억원에 그쳤다.
오 의원은 “수출입은행의 지원 이후 부실이 발생했다는 것은 심사과정에서 면밀한 검토를 하지 않았다는 의미”라며 “부실기업 지원으로 인한 수출입은행의 부실화는 결국 국민의 혈세로 막아야만 하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강구귀 기자 nin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