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공, 19일 서울수복·인천상륙작전 65주년 핑계로 서해뱃길 시범 운항..."사업 정당성 홍보 위한 이벤트" 비판...환경단체·서울시 "그래도 서해뱃길 연결은 불가"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한국수자원공사가 '서울수복·인천상륙작전 65주년' 기념 행사의 일환으로 1000t급 여객선의 한강-경인아라뱃길(서해뱃길) 시범 운항을 하겠다고 나섰다. 논란이 많은 서해뱃길 사업을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물론 시민·환경단체들이 안보를 핑계로 검증이 안 된 사업을 강행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수공 아라뱃길 본부는 19일 국가보훈처와 함께 인천상륙작전·서울수복 65주년을 기념해 '호국영웅과 함께하는 서울탈환 뱃길 체험 행사'를 한다.
수공은 이날 아라뱃길을 운행하는 1000t급 여객선 '아라호'에 참전용사, 시민, 학생 등 800여명을 태우고 인천 연안부두~한강까지 유람선 체험을 한 후 현충원 참배를 할 예정이다.
6.25전쟁의 역사적 교훈을 되새기고 순국선열의 숭고한 희생정신 기억하겠다는 취지다. 6.25 참전용사와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한 호국영웅, 시민·학생 800여명이 참여해 치열했던 당시 상황 증언과 영상자료를 통해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체험의 장도 마련했다는 게 아라뱃길 본부의 설명이다.
윤보훈 아라뱃길 본부장은 "서울 수복 65주년을 맞아 의미있는 행사를 통해 시민과 학생들에게는 6.25 전쟁의 역사적 교훈과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다시금 일깨우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환경단체들은 수공이 논란이 많은 서해뱃길 사업을 홍보하기 위해 전시성 행사를 기획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세걸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서울수복·인천상륙작전 65주년을 명분으로 시범 운항을 강행하는 것을 보니 수공이 참 머리가 좋다"면서 "1000t급 여객선이 해당 항로를 다녀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대내외적으로 과시해 자신들의 '서해뱃길 연결 사업'의 정당성을 홍보하려는 의도를 갖고 하는 행사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사무처장은 이어 "한강에 1000t급 대형 선박이 다닐 경우 안전성 문제, 준설로 인한 밤섬 람사르 습지 등 생태계 악영향, 수질 악화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서해뱃길 사업은 해서는 안 된다"며 "수공이 4대강 사업 반대 전력 등을 거론하며 본질을 호도하면서 뒤로는 이런 말도 안 되는 홍보성 행사를 강행할 것이 아니라 아라뱃길의 실패에 대해 먼저 반성하고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 관계자도 "1회성 행사라 해경 측과 협의해 아라호의 한강 운항을 허가해 줬다"면서도 "서해 뱃길 연결 사업은 수공이 이런 식으로 할 게 아니라 환경 문제에 대한 해답을 마련해 시민단체들을 설득하는 등 정면으로 나서서 해결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와 서울시는 최근 '한강 자연성회복 및 관광자원화 추진 방안'을 발표해 한강에 700t급 고속페리를 운항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수공은 자신들이 돈을 델 테니 1000t급 여객선을 댈 수 있는 선착장을 건설해 경인아라뱃길-한강 여의도 구간의 서해뱃길을 연결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