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혁신위원회의 혁신안에 당 대표직을 건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승부수가 통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문 대표는 올해 전당대회 당시에 "당 대표가 안 되어도, 당을 제대로 살리지 못해도, 총선을 승리로 이끌지 못해도 그다음 제 역할은 없다. 세 번의 죽을 고비가 제 앞에 있다"고 말했다.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 당선돼 한 고비를 넘겼던 문 대표는 9일 혁신안과 연계해 재신임을 묻겠다는 뜻을 밝혀 두 번째 죽을 고비를 넘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 대표는 오는 16일 중앙위원회에서 혁신안이 부결될 경우 당대표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혁신안이 통과되더라도 다시 당원과 국민 등에게 뜻을 물어 대표직 재신임 절차를 거치겠다고 약속했다. 1차 분수령은 중앙위원회, 2차 분수령은 이후의 재신임 절차가 되는 셈이다.
일단 문 대표가 재신임될 가능성은 높다. 사무총장직 폐지 등을 담은 7월20일 1차 중앙위원회 당시에도 혁신안이 과반득표를 무난히 얻어 통과됐던 것처럼 오는 16일 2차 중앙위원회에에서도 통과가능성이 크다. 이후에 있을 당대표 신임투표의 경우에도 역시 '2017년 야권의 유력 대선후보 문재인 카드'를 공식 폐기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정권 교체를 희망하는 야권 성향 지지자들이 쉽게 문 대표를 버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 대표의 바람대로 재신임이 이뤄지더라도 혁신이나 거취를 둘러싼 논란을 끝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재신임 투표 등이 이뤄질 경우 얼마나 압도적으로 재신임되는지 등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앞서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 등은 재신임 대신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 결론내릴 것을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통해 당원들의 심판을 받자는 것이다. 하지만 문 대표와 가까운 노영민 새정치연합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재신임투표를 통해) 절대적인 재신임을 받았는데도 전대를 해야 되겠냐"고 반대입장을 밝혔다. 노 의원의 발언 속에는 압도적인 신임을 통해 문 대표 거취에 대한 논란을 불식시켜야 한다는 절박감이 담겨 있다. 만약 문 대표가 당원과 국민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얻지 못한다면 현재의 당내 혼란 상황이 계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혁신안을 둘러싼 논란이 가라앉을지도 논란이다. 안철수 새정치연합 전 대표의 경우 혁신안에 대해 '국민들이 새정치연합의 변화를 느끼고 있는지'를 묻자는 입장이다. 안 전 대표가 평가절하하는 혁신안에 문 대표는 사실상 정치생명을 건 격이기 때문에 혁신안과 이후의 당 혁신을 둘러싸고서도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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