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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을 읽다]파도·해빙 뚫고…갈 길 먼 북극 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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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1990년대부터 북극 연구…국제 협력에 적극 나서야

[북극을 읽다]파도·해빙 뚫고…갈 길 먼 북극 탐사 ▲며칠 만에 파란 하늘이 북극해에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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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해=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우리나라 쇄빙선 아라온(ARAON) 호가 북극에서 현재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1항차 연구가 8월22일 끝났다. 8월 23일부터 2항차 연구를 위해 다시 아라온 호는 알래스카 배로(Barrow)에서 출항했다. 2항차 연구는 오는 9월10일 알래스카 놈에 도착하면서 끝을 맺는다. 아시아경제는 2항차 연구에 함께 탑승해 북극 탐험의 생생한 현장을 전한다. 기후변화뿐 아니라 북극 탐험의 역사와 극지연구의 중요성 등 다양한 이야기와 현장의 모습을 담아 [북극을 읽다] 기획시리즈로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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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시간 8일 오후 4시, 아라온 호는 알래스카 놈(Nome) 도착 하루를 남겨두고 있다. 6일 마지막 연구지점에서 장비를 갑판에서 철수하고 계속 항해 중이다. 오래간만에 파란 하늘이 보였다. 7일 오후 9시20분쯤 검은 파다를 배경으로 파란 하늘이 나타났다. 구름이 조금 있었는데 며칠 만에 보는 맑은 하늘이었다. 17일 간의 긴 여정을 마치고 이제 아라온 호는 마지막 종착지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아라온 호 5층에 위치한 선교에서는 새벽녘에 희미한 오로라가 관측되기도 했다. 북극의 오로라는 북극광으로도 부른다. 오로라는 태양풍과 지구 자기장의 상호 작용에 의해 일어나는 자연현상이다. 온전히 펼쳐지는 오로라는 아름다우면서도 자연의 신비 중 하나로 많은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약 10일 동안 북위 70도 이상 지역에 머물렀는데 현재 북위 66도 위치까지 내려왔다. 고위도에서의 잠잠했던 파도는 배가 심하게 흔들릴 정도로 높게 일고 있다. 선실 안에 있는 회전의자가 배가 좌우로 요동칠 때마다 360도 한 바퀴를 돌 정도이다. 침대와 옷장에서는 배가 나아갈 때마다 '뚝~뚝~' 소리를 낸다. 화장실에 놓여 있던 샴푸 통은 옆으로 쓰러져 떼굴떼굴 굴러다녔다.

잠을 청하기에는 최악의 조건이다. 밤새 파도 속에서 잠을 자지 못한 탓이었을까. 점심 때 만난 많은 이들은 서로에게 "밤새 잘 주무셨나" 안부부터 먼저 물었다.


1항차와 2항차 등 2015년 북극 연구는 끝이 나고 있다. 거친 파도와 얼어붙은 해빙을 뚫고 이어진 이번 연구는 북극 연구의 한 과정에 불과하다. 이 과정과 과정이 합쳐지고 북극 탐험이 계속된다면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 수 있다. 북극 연구 성과는 짧은 기간에 나올 수 있는 게 아니라 장기적 전략이 필요하다.


[북극을 읽다]파도·해빙 뚫고…갈 길 먼 북극 탐사 ▲파란 하늘이 나타나고 저 멀리 육지도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북극 연구는 그 역사가 오래되지 않았다. 1969년부터 베링 해 등에서 명태 잡이 등은 있었다. 학문적 연구를 비롯한 북극 탐험은 1990년대 들어서야 본격화됐다. 1999년 7월 약 70일 동안 중국 쇄빙선 설룡호에 우리나라 연구팀이 승선했다. 북극해 탐사 국제공동연구에 우리나라로서는 최초로 강성호 박사가 북극해양연구원으로 참여했다. 2000년 8월에는 강 박사를 비롯해 故 정경호 박사 연구팀이 러시아 극지연구팀과 공동연구를 수행했다.


2002년 4월 국제북극과학위원회(ISAC) 회의에 정식 회원국가로 가입했다. 북극 다산과학기지가 만들어진 시기도 이때였다. 다산과학기지가 구축되면서 북극 연구에 우리나라가 적극 나서는 계기가 마련됐다. 다산과학기지의 건설은 북극 연구에 있어 하나의 전환점이었다.


2002년 4월 스발바르 군도 스피츠베르겐 섬 니알슨 과학기지촌에 기지가 들어섰다. 다산과학기지는 북위 78도55분에 위치하고 있다. 다산과학기지의 건설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남극과 북극에 과학기지를 동시에 운영하는 국가로 이름을 올렸다.


다산과학기지를 통해 그동안 북극대기 관측, 북극 진동, 저온 적응 생물, 북극권 동토층의 환경변화, 북극 조류의 다양성 연구 등에 매진해 왔다. 북극 연구는 국제 협력이 가장 중요하다. 개별 국가단위의 연구보다는 국가 간 협력 체제에 기반을 둔 다자간 국제공동연구프로그램이 주를 이루고 있다.


다산과학기지가 위치하고 있는 니알슨에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노르웨이, 영국,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스웨덴, 일본, 이탈리아, 중국, 인도 등 10개국이 기지를 운영 중에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가 해온 주요 성과로는 ▲가스하이드레이트 ▲북극해 특성과 대기환경 ▲고대 해양과 기후변화 ▲극지 생태계 모니터링 ▲북극 해양생태계 연구 등이 있다.


2009년 쇄빙선인 아라온 호가 운항을 시작했고 2010년 북극 연구 항해에 나섰다. 이후 2013년 북극이사회 정식옵서버로 가입했다.


2항차 연구의 책임연구원인 남승일 극지연구소 박사는 "북극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지속적 연구만이 북극을 알아가는 가장 기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극을 읽다]파도·해빙 뚫고…갈 길 먼 북극 탐사 ▲거친 파도와 해빙을 뚫고 나아가야 하는 것처럼 북극 연구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북극해=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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