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미국 에너지산업 신(新)전성기를 이끌었던 셰일오일 업계가 최근 저유가의 장기화로 현금이 바닥나고 자금 조달도 쉽지 않은 위기에 봉착했다.
6일(현지시간) 시장정보 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미국 주식시장에서 거래가 되고 있는 원유·가스 기업들의 상반기(1~6월)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320억달러를 기록, 지난해 전체 적자액 377억달러에 근접한 상태다.
자금조달이 쉬워진 저금리 환경에서 업계가 짊어진 부채는 눈덩이 처럼 커졌다. 미국 셰일오일 업계의 6월 말 순 부채 규모는 1690억달러로 2010년 6월 말 810억달러의 두 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최근 현금이 바닥 난 미국 셰일오일 업계의 금융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또 다른 시장정보 업체 딜로직은 미국 셰일오일 업계의 주식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액이 1분기 108억달러에서 2분기 37억달러로 급감했다고 밝혔다. 3분기가 끝나는 9월분 집계가 나오지 않았지만 7월과 8월 합산액은 10억달러에 불과했다. 채권 시장을 통한 자금조달도 상반기 월 평균 65억달러에서에 최근 7월과 8월 17억달러로 급감했다.
은행을 통해 자금을 빌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은행들은 1년에 두 차례 미국 셰일오일 업계가 보유하고 있는 원유보유고의 가치를 토대로 빌려 줄 수 있는 자금 기준을 산정한다. 10월 1일부터 새로운 차입기준이 적용되는데 최근 낮아진 유가는 미국 셰일오일 업계가 보유한 담보물의 가치를 떨어트려 대출 가능한 자금 규모를 축소시킨다.
미국 셰일오일 업계의 자금난이 계속될 경우 5, 6월에 이어 하반기에도 미국의 원유 생산 감소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진단했다. 현금 부족과 이로 인한 자금난, 원유생산 감소의 악순환이 계속되면서 영세 셰일오일 업체들은 파산하거나 구조조정이 급물살을 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티그룹의 에드워드 모스 원자재 리서치팀 대표는 "미국 셰일업계에 구조조정 지각변동이 나타날 것"이라면서 "악조건 속에서 견조한 일부 기업들만 살아남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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