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중국 전승 70주년 기념행사에 남북 대표로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과 최룡해 북한 노동당 비서가 베이징에서 조우할 기회가 총 4번이나 있었지만 결국 모두 불발로 끝났다.
박 대통령과 최 비서는 2일 저녁(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마련한 공식 환영만찬에 참가했으나 조우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시 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주요 인사들과 나란히 앉았고, 최 비서의 위치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최소한 이들과는 멀리 떨어져 있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두 번째 기회는 3일 오전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기념행사장에서 있었다. 열병식에 앞서 30개국 지도자들과 시 주석 부부가 단체 사진을 찍었는데 박 대통령은 중앙에 위치한 시 주석 부부 바로 왼쪽에서 촬영에 임했다. 반면 최 비서는 박 대통령과 가장 먼 위치인 두 번째 줄 맨 끝에 섰다.
주요 참가인사 30명 명단에 이름을 올린 최 비서도 톈안먼 성루에 올라 열병식을 관람했지만 국가원수급 인사가 아니기 때문에 박 대통령과는 다소 먼 자리를 배정받았고 두 사람은 마주치지 않았다.
마지막 기회는 3일 오찬 리셉션 때였으나 두 사람은 조우하지 않았다고 오찬에 배석한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박 대통령은 오찬 리셉션 후 곧바로 상하이로 이동했기 때문에 남북 대표는 4번의 조우 기회를 갖고도 일체 접촉 없이 헤어지게 됐다.
남북 고위급접촉 합의 이후 남북 관계가 해빙모드로 접어든 상황에서 박 대통령과 북한 대표의 접촉 여부는 언론의 큰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최 비서가 박 대통령과 단독으로 대화하기에는 이른바 '급'이 안 맞는다는 이유에서 접촉 가능성은 낮게 점쳐졌다.
이 같은 사정을 잘 아는 중국 측이 두 사람의 우연한 접촉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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