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수입자동차 회사 중 올해 리콜 명령을 가장 많이 받은 곳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로 나타났다.
2일 자동차결함신고센터에 따르면 올해 1~7월 국토교통부와 환경부로부터 리콜 명령을 받은 수입차는 총 10만4928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2%(4만2692대) 증가한 수치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3만4756대가 리콜 명령을 받아 수입차 회사 중 1위다. 전체의 33.1%에 달한다. 벤츠의 주력 모델인 E220 블루텍과 C220 블루텍 등 1만6504대가 엔진 오일 유출에 따른 화재 가능성으로 리콜 조치를 받았다. E250 블루텍 4매틱과 C200 블루텍, CLS250 블루텍 4매틱 등은 충돌 시 뒷좌석 안전벨트 잠금 장치가 풀릴 수 있다는 결함이 발견됐다.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가 1만2462대(11.9%)로 2위, BMW코리아는 1만992대(10.4%)로 3위다. 그 뒤로는 한국닛산 4123대(3.9%), FCA코리아(구 크라이슬러코리아) 3957대(3.8%),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3136대(3.0%) 등의 순이었다.
일본계 자동차는 상대적으로 리콜 대수가 적었다. 한국토요타는 리콜 대수가 254대(0.2%), 혼다코리아는 리콜 명령을 받은 차량이 한 대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차 리콜이 급증한 것은 기본적으로 판매 대수가 증가했기 때문이지만 해외리콜 보고 의무화 제도가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 제도가 시행되기 전에는 해외에서 리콜이 발생해도 이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어물쩍 넘어가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수입차 리콜이 급증하고 있지만 리콜 이후 실제로 문제점을 고치는 차량의 비율(시정률)은 매년 낮아지고 있다. 사후 관리가 제대로 안 되기 때문이다. 리콜 시정률은 2010년 95%에서 2012년 84%, 지난해에는 78%를 기록했다. 국산차의 리콜 시정률이 평균 83.1%인 반면, 수입차는 63.3%에 불과하다. 특히 포드(26.7%)는 20%대에 머물렀다. 수입차 판매 1,2위를 다투는 벤츠(65.3%)와 BMW(62.3%)는 60%대 수준이다. 리콜 명령을 받은 벤츠와 BMW 차량 10대 중 4대 정도는 결함이 있는 채로 도로를 달리고 있다는 의미다.
리콜 후 2~3년이 지나도 시정률이 절반 수준인 차종도 많다. 크라이슬러의 '그랜드 보이저', 포드의 '이스케이프', 재규어의 'XF' 등은 2012년에 리콜을 진행했지만 시정률은 50%대에 머물러 있다.
수입차 시정률이 낮은 것은 국산차보다 부품 조달이 어렵고 수리 환경도 열악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개 수입차 브랜드의 전국 공식 서비스센터 숫자는 359개에 불과하다. 최근 3년 동안 판매된 수입차를 기준으로 평균 2100대가 서비스센터 1곳에서 수리를 받는 상황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차량에 문제가 있는데도 수리하지 않고 주행하는 것은 도로 위의 흉기와 다를 바 없다"면서 "수입차 회사들이 서비스센터를 늘려서 리콜 명령을 받은 차량들이 제때 수리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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