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공사에 이어 복지재단 설립 추진…인천평화복지연대 “재정난에 출자·출연기관 통폐합 기조 역행”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재정위기 상황에 놓인 인천시가 인천관광공사에 이어 또다시 시 출연기관인 인천복지대단 설립을 추진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더욱이 공공기관 혁신을 위해 시 출자·출연기관을 통폐합하겠다는 방침과도 역행해 부정적인 여론이 높다.
인천시는 지역맞춤형 복지서비스의 필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어 이를 전문적·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정책개발을 위한 인천복지재단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복지재단은 현재 서울을 비롯해 부산·대전 등 6개 광역시에서 운영중으로, 인천시는 사회복지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를 고려해 복지재단 설립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복지재단을 운영중인 광역단체들의 연간 평균 출연금이 25억원 가량인 점에 미뤄 인천시도 비슷한 수준에서 출연금이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복지재단 설립 건은 지난 7월 ‘인천시 출자·출연기관 운영심의위원회’에서 한차례 보류된 바 있어 물 건너 간 듯 했다. 재정난 때문에 신규 재단 설립에 부담을 느낀 이유가 컸다.
하지만 최근 다시 실무부서에서 복지재단 설립을 추진, 10월까지 설립 타당성 검토 및 협의를 마칠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가장 문제를 삼는 것은 인천시 재정형편상 왜 하필 지금이냐는 것이다.
인천시의 채무비율은 지난 3월말 기준 39.9%로 전국에서 가장 빚이 많은 지자체이다. 최근엔 행정자치부로부터 ‘예비 재정위기단체’로 지정될 만큼 재정상태가 심각하다.
여기에다 부실·방만 운영으로 인천시 재정에 큰 부담이 됐던 산하 공공기관에 대한 구조개혁도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당장에 시는 유사 기능을 수행하는 경제·연구·관광분야 9개 기관에 대해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도 다른 한쪽에선 시 예산이 투입되는 출연기관을 새로 만들겠다고 나서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 시는 앞서 찬반논란이 컸던 인천관광공사 설립도 강행해 내달 출범을 앞두고 있다.
또 인천복지재단 설립은 기존 사회복지협의회, 인천시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 민간기관과의 중복기능 문제를 해결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인천복지재단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나 2011년에도 재원조달 방안의 어려움과 민간기관과의 중복기능 문제로 추진이 중단된 바 있어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현 시점에서 신규 재단 설립은 재정난을 가중하고 출자·출연기관 통폐합의 기조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또 “지난 7월 민간 복지단체 주최로 열린 ‘사회복지정책 토론회’에서 복지재단 내용이 언급된 것을 놓고 시가 복지재단 설립 토론회인양 문서를 작성해 상부에 보고하는 등 꼼수행정을 펴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는 당시 토론회에서 민·관협력 통합전달체계로서 인천형 복지재단이 요구된다는 복지사협회의 정책제안이 있어 내용을 내부결재로 정리한 것이라며 향후 시민공청회 등 여론수렴 절차를 거쳐 신중히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공공기관 통폐합 기조는 공공성을 띠면서 영리를 추구하는 유사성·중복성있는 기관간의 통폐합에 대한 것”이라며 “복지재단은 영리성이나 이윤추구, 구조조정 등의 논리로 접근할 사항이 아니다”고 밝혔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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