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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기 사장 "늘 되뇌이는 韓日 화합의 아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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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기 사장 "늘 되뇌이는 韓日 화합의 아리랑" 김석기 한국공항공사 사장(왼쪽)이 1990년 일본경찰대학 국비유학생 시절 졸업문화제에서 아리랑을 열창하는 모습(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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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1991년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치안 유지에 열을 쏟을 때였다. 일본 각지에서 전화가 빗발쳤다.


"김 상, 김 상이 가르쳐 준 아리랑을 일본에서 다시 들었어요. 가족들도 같이 따라불렀답니다."

일본경찰대학 동기생들이었다. 제41회 일본 지바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사상 최초로 결성된 남북 단일팀 우승 후 아리랑이 울려 퍼지자, 일본경찰대학 졸업문화제에서 '아리랑'을 열창하던 김석기를 떠올린 것.


12일 한국공항공사 사장실에서 광복 70주년 기념행사를 준비하던 김석기 사장은 25년 전 그날을 떠올리며 '아리랑'에 대한 일화를 풀어냈다.

김 사장은 1990년 일본경찰대학 졸업문화제에서 아리랑을 불렀다. 그는 국비유학생으로 일본경찰과 수업을 함께 들었다.


"김 상은 한국 사람이니까, 한국의 전통 문화를 살린 공연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교수의 제안에 김 사장은 '아리랑'을 떠올렸다. 하지만 그는 아리랑에 대해 아는 게 없었다.


김 사장은 "아리랑에 대해 공부를 하고 나서 더욱 아리랑을 불러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했다"며 "누구나 부를 수 있는 아리랑이라 생각했지만 누구나 부를 수 없었던 노래"라고 밝혔다.


그를 사로잡은 것은 나운규의 영화 '아리랑'이었다. 항일정신을 주제로 한 영화의 말미에는 아리랑이 흘렀다. 무성영화인 관계로 변사가 아리랑을 부르면 관람객들이 이를 따라 불렀다. 영화관에 배치된 일본 순사들은 이를 막기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깨어난 민족혼을 막을 수는 없었다.


김 사장은 한국에서 한복과 오케스트라 연주가 녹음된 '아리랑' 테이프를 공수했다. 일본 내 한국 무용인을 찾아가 춤도 배웠다. 또 동기생들과 함께 부르기 위해 아리랑 가사를 일본어로 바꿔 적은 인쇄물도 준비했다.


공연 당일 날, 그는 일본 경찰들에게 "지금 제가 부를 노래는 우리나라의 전통 민요인 아리랑"이라며 "지금 여러분들과 함께 부르고 싶은 노래"고 밝혔다.


김석기의 아리랑은 그렇게 시작됐다. 김 사장이 노래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김 사장의 동기생 들은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오"하며 함께 아리랑을 불렀다.


일본경찰대학 학생들이 한국의 혼을 느꼈을 리는 만무했다. 하지만 500여명의 일본경찰대학 학생 중 유일한 한국인인 김 사장에 대한 호기심과 한국에 대한 관심이 그들의 입에서 아리랑이 흘러나오게 한 촉매제가 됐다.


김 사장은 "당시 일본경찰들과 함께 한 '아리랑'은 한국과 일본의 관계있어, 미래를 상징한다"며 "한국과 일본의 화합 아리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은 과거사에 있어 잘못한 부분에 있어서는 명백하게 사죄해야 하지만 한국과 일본의 미래에 있어서는 '화합의 아리랑'을 부를 수 있는 관계가 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김석기 사장 블로그

일본 경찰 간부 500명 앞에서 아리랑을 열창하다(동영상)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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