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아시아블로그]뜬금없이 받아든 '임시공휴일'이란 선물

시계아이콘01분 27초 소요

[아시아블로그]뜬금없이 받아든 '임시공휴일'이란 선물 신범수 정치경제부 차장
AD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정부는 4일 국무회의를 열어 8월 14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다. 국민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해서라고 한다. 임금노동자 입장에서 환영할 일이지만 예상치 못한 선물에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난감하다.


일단 별다른 여론형성 과정 없이 느닷없이 툭 던지는 모양새가 하사품 같아 유쾌하지 않다. 임시공휴일 추진 소식은 박근혜 대통령의 휴가 마지막 날인 지난달 31일 알려졌는데, 대통령의 휴가 구상 중 하나라는 생각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이후 침체된 내수경기를 진작시키는 목적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여론은 부정적이다. 대다수 직장인들이 이미 여름휴가를 다녀왔기 때문에 또 휴무를 주장하기 민망한 상황이다. 임시공휴일은 '공무원들만의 보너스 휴가'가 될 가능성이 높고, 내수경기 진작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 광복 70주년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자는 뜻이란 말도 있다. 50도 100도 아닌 70이란 숫자에 왜 그리 큰 의미를 둬야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광복절이 토요일이라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기 어렵다는 이야기도 들어본 적이 없다.


이렇듯 선물의 이유가 불분명하니 자연스레 억측을 낳는다. 국정원 해킹 파문의 수습책 아니냐는 의심이 대표적이다. 떨어진 국정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방편으로 느닷없는 임시공휴일 카드를 꺼낸 것이란 시중의 분석은 나름 설득력 있다. 길게 봐서는 내년 4월 총선을 염두에 둔 것이란 생각도 할 수 있다.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으로 재벌에 대한 반감이 어느 때보다 큰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광복절특사에 기업인을 포함시키려는 포석이란 분석을 술자리에서 내놓은 사람에게 "그 말이 제일 그럴 듯하네"라는 칭찬이 쏟아졌다.

올해 광복절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것은 10년 단위로 꺾인 숫자 때문이 아니라, 갑작스레 찾아온 광복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해 민족분단과 동족상잔의 비극을 경험한 역사를 되새겨야 할 필요가 2015년 현재 매우 높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공무원을 위한 임시공휴일보다 교착상태에서 벗어날 기미가 없는 한일관계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에 대한 대통령의 답이다. 일본 총리의 8ㆍ15 담화에 통절한 반성과 사죄가 담기지 않을 경우 과거사 문제를 한일 정상회담의 전제조건으로 삼아온 박근혜정부가 꺼낼 대안은 무엇인지 국민은 궁금해하고 있다. 압박 전략으로만 일관하다 최악의 상황에 빠진 남북관계를 풀기 위한 전향적 해법을 내놓는 것은 임기 전반부 실책을 인정하고 새 후반부를 맞이하기 위한 정부의 책무이기도 하다.


지난 70년간 이 나라의 주인이 과연 누구였는지 되돌아보는 기회를 갖는 것도 올해 광복절을 제대로 기념하는 방법일 수 있다. 어쩌면 미국에서 큰 절을 올린 유력 정치인의 행보나 색다른 대일본 가치관을 선보인 대통령 동생의 '커밍아웃'은 그런 논의가 시작될 기회를 제공해준 것인지 모른다. 우리는 이 기회를 살릴 필요가 있지만 원치 않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이 모든 상황을 종합할 때 임시공휴일이란 뜻밖의 선물은 "3일 연휴를 줄 테니 복잡한 생각 말고 어디 좀 가서 쉬다오면 광복절은 끝나 있을 거야"라고 말하는 것처럼 들린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