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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백혈병 문제 해결 위해 권고안 대부분 수용…공익법인은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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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억원 기금 조성 및 협력사 직원도 보상대상에 포함 등 통큰 양보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김은별 기자] 삼성전자가 조정위원회가 내 놓은 권고안에서 공익법인 설립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서 통큰 양보를 하며 백혈병 문제 해결에 한발짝 다가섰다.


삼성전자는 3일 '조정위원회 권고안에 대한 삼성전자 입장'을 통해 10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피해자 보상, 예방, 직업병 연구 활동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단 공익법인 설립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권고안의 주요 내용 상당수에서 양보했다. 공익법인 설립을 위한 재원 1000억원은 그대로 기금으로 조성하고 피해자 가족들을 포함한 보상위원회를 설치해 보상안을 구체화 할 계획이다.


1000억원의 재원을 통해 직업병 예방 활동과 연구 활동, 전문가 육성에도 사용할 예정이다.

권고안에 포함된 협력사 직원도 보상대상에 넣기로 했다. 삼성전자 소속이 아닌 직원까지 포함할 경우 현행 법체계와의 충돌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지만 상시 근무한 상주 협력사 퇴직자에 삼성전자 퇴직자와 동일한 원칙과 기준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대상자는 2011년 1월 1일 이전 삼성전자 입사자와 협력사 생산라인 근무자 중 1996년 이후 퇴직한 경우로 한정했다. 2011년 이전 입사자 모두를 대상으로 삼고 있는 권고안과 다른 부분이다.


보상 대상 질병서도 양보했다. 권고안에 제시된 총 12개 질병 중 유산, 불임을 제외한 11개 항목을 모두 받아들였다. 결혼과 출산이 늦어졌고 사무직에서도 유산, 불임이 잦은 만큼 이를 보상 대상으로 넣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퇴직 후 잠복기는 권고안에서 제시한 14년 대신 최대 10년을 넘을 수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정년 연장 등을 고려할 경우 총 12개 질병의 상당수가 노인성 질환과도 연계되는 만큼 보상 대상에 넣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예방과 보상책에서는 공익법인 설립만 반대했을 뿐 자체적으로 종합진단팀을 구성하고 고용노동부가 위촉한 반도체 보건관리 모니터링위원회와 국내외 전문가, 근로자 대표를 포함시키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조정위의 권고안을 놓고 고민이 많았지만 최고위 경영진의 강한 의지에 따라 전향적인 양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제조업 기반의 국내 경제가 중국 등의 맹추격을 받고 있는 만큼 유일하게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고 있는 반도체 사업의 미래를 위해선 과거사 청산이 꼭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세계 메모리 반도체 1위의 신화를 위해 노력한 직원들에게 합리적인 보상을 하고 향후 반도체 산업의 불안 요소 중 하나였던 직업병 논란에 대해 적극적인 대책에 나서는 것이야 말로 반도체 초격차 유지를 위한 가장 유효한 전략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반도체 업계는 삼성전자가 권고안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삼성전자가 권고안의 주요 내용 대부분을 수용하면서 이번 백혈병 문제 협상이 원만하게 끝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입장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들이 많지만 상당수 안을 수용하기로 하며 백혈병 문제의 해법이 가까워졌다"면서 "시민단체 입장에서 불만스러운 면도 있겠지만 피해자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신속하게 보상 절차와 후속 대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삼성전자의 입장에 대해 피해자가족위원회(이하 가대위)도 큰 틀에서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가대위 관계자는 "세부적인 면에서 검토해봐야 할 부분들이 많지만 삼성전자가 피해자 가족과 직접 협상을 통해 신속히 보상하겠다고 나선 점은 환영한다"면서 "피해자 가족들과 좀더 얘기를 하고 논의를 거친 뒤 공식 입장을 내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3개 협상 주체중 하나인 반올림(반도체노동자의인권지킴이)은 삼성전자를 비난하고 나섰다. 공익법인 설립을 통해서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관심은 조정위로 향하고 있다. 피해자가족위원회(이하 가대위)가 삼성전자와 직접 협상을 원한다고 밝혔고 삼성전자가 이에 화답한 상황에서 공익법인 설립을 밀어붙이기는 어렵게 됐다. 3개 협상 주체 중 피해자와 보상의 주체인 삼성전자가 의견의 일치를 봤기 때문이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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