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화 부진 탓에 주가 약세 이어져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SK하이닉스가 주가 안정을 위해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섰지만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다. 반도체 업황 자체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탓이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2일 8591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혔다. 오는 10월22일까지 장내매수를 통해 주식을 사들일 예정이다.
SK하이닉스가 이처럼 자사주 매입에 나선 이유는 최근 주가가 급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2일 종가가 5만1200원으로 올 들어 고점을 찍은 이후 가파르게 하락해 전날까지 두달여 만에 25.4% 빠졌다.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힌 이후에도 주가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2일 이후 전날까지 8거래일 동안 5.9% 떨어졌다.
지난달 23일에는 올 2분기 6분기 연속 1조원대 영업이익 달성이라는 호실적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그날 하루 소폭 상승에 그쳤다.
이처럼 SK하이닉스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는 것은 D램 수요 부진에 의한 공급 초과와 이에 따른 메모리 가격 하락세 지속 등 반도체 시황 부진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비단 SK하이닉스뿐 아니라 대장주인 삼성전자 역시 주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최동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약세는 비단 두 종목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주요 반도체 기업인 인텔·마이크론·퀄컴·TSMC 등에 대한 기술적 분석 결과 모든 기업에서 약세 시그널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단기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은 가능하겠지만 추세 전환에는 상당한 기간이 필요할 것이란 전망이다.
그러나 단기 업황보다 중장기적 산업 전망 관점에서 이들 업체의 주가를 살펴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도연 교보증권 연구원은 "과거 D램 불황에서 확인된 SK하이닉스의 확정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6배 내외였던 점을 감안하면 현재 밸류에이션은 역사적 최저 수준"이라며 "최근 주가 하락은 중국의 마이크론 인수 가능성 등 펀더멘탈 외 이슈들에 대해 과도하게 반응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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