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개월째 0%대를 기록하며 디플레이션 우려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가뭄 여파로 인해 농축수산물가격은 1년 전보다 3.7% 치솟았고, 신선채소와 기타 신선식품은 무려 20~30%대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저물가 추이가 지속되는 가운데 밥상물가만 고공행진하고 있는 셈이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7% 올랐다. 지난해 12월부터 8개월 연속 0%대다.
김재훈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석유류 가격(-17.3%) 하락, 도시가스(-20.1%)ㆍ전기요금(-6.7%) 인하로 7월 물가가 1.5%포인트 하락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7월 물가는 전월에 이어 농축수산물(3.7%) 가격 상승 등의 여파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기저효과에 가뭄까지 겹치며 채소류 가격이 많이 오른 것이다.
신선식품지수는 6.0% 상승했다. 신선채소와 기타 신선식품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폭은 19.4%, 32.2%에 달했다. 세부 품목별로는 파(73.5%), 무(63.6%), 양파(57.3%) 등의 가격이 1년 전보다 50%이상 폭등했다. 마늘(33.9%), 배추(24.0%) 가격도 두 자릿수 올랐다.
반면 공업제품은 0.2% 내렸다. 휘발유(-15.0%), 경유(-18.3%), 등유(-25.6%) 등 저유가 영향을 받은 유류 제품이 하락세를 주도했다. 서비스가격은 2.0% 올랐다. 전기, 수도, 가스 가격은 11.3% 떨어졌다.
정부는 하반기로 갈수록 소비자물가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제유가가 완만하게 상승하는 가운데 기저효과가 소멸하고, 실물경제 역시 점차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다.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서도 근원물가가 2%대를 유지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의 상승률은 작년보다 2.0% 오르며 7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다.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비중이 높아 소비자들이 가격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142개 품목으로 작성된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1% 하락했다.
김 과장은 "경제주체들의 향후 1년간 기대인플레이션율도 2% 중반대(2.6%)가 지속되고 있다"며 "다만 이란 경제제재 해제 추이 등 지정학적 요인과 여름철 기상재해 등 변동요인이 있을 수 있어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라고 말했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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